고금리·현대차 진출까지… 중고차시장 주춤

장우진 2023. 10. 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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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에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저가 매물 위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이달 말 인증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어서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고수익 중고차 매물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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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에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저가 매물 위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이달 말 인증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어서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고수익 중고차 매물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7만7339대로 전월보다 12.0% 감소했다. 월 들어 월별 거래량 기준 최저치다.

이는 지난달 추석 연휴 등 영업일수가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달 주말을 제외한 영업일수는 19일로 전월보다 4일 축소됐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중고차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위축된 여파로, 중고차 딜러들 역시 중고차 매입을 위한 차량구매대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월 3.2~3.3% 선에서 7월 3.6%선, 이달 4일엔 4.1%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 여파로 신차 수요도 둔해져 지난달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10만6386대로 작년 동월보다 6.2% 줄었다.

금리 부담이 커지자 중고차 시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요도 중저가 모델 위주로 몰리는 추세다. 엔카닷컴이 제시한 이달 국산 중고차 평균 시세는 전월보다 0.51% 하락했으며,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도 이달 중고차 시장에 대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주요 모델들이 보합세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가성비로 대표되는 중저가 모델의 시세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찻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대형급 이상은 하락폭이 큰 편이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의 이달 시세 분석에 따르면 그랜저 IG 하이브리드와 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전월보다 각 90만원씩 내렸고,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은 300만원이나 하락했다. 또 중고차 플랫폼 앱 첫차가 2020년식 주행거리 8만㎞ 이하 매물을 대상으로 한 이달 시세분석에 따르면 가성비 모델은 일부 시세가 소폭 상승했지만 더 뉴 그랜저 IG는 2.2%, K7 프리미어는 1.2% 각각 떨어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나 영업일수가 다시 늘고, 여기에 가을 성수기에 접어든 만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을 앞두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긴장감도 나돈다.

현대차는 이달말 양산 중고차 센터를 오픈하고 본격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상 매물은 5년·10만㎞ 이내 주행 차량으로 제한되며, 10개 영역·233개 항목에 대해 검사·검수 등을 진행한다. 쉽게 말해 프리미엄 중고차를 취급한다는 의미로, 금융 서비스는 전속 금융인 현대캐피탈이 맡을 예정이다. 프리미엄 중고차 모델의 경우 가격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인증 모델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현대차·기아는 시장점유율은 올해 2.5%에서 2024년 5.1%로 자체 제한하기로 했지만 업계 1위 케이카의 시장점유율이 5~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견제 대상이다. 국내 인증 중고차 업체로는 수입차 브랜드 외에 케이카, 오토플러스 정도가 볼륨 업체로 꼽히며 그 외는 플랫폼 사업자가 주를 이룬다.

한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엔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적어 이달엔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의 경우 고금리 등의 영향에 가성비 모델에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며 "대기업의 진출은 중고차 시장의 파이(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지만 가격 등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갈 지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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