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연대를"…서울 도심서 '하마스 지지' 집회
지나던 일부 시민 "가자지구로 돌아가라" 외치기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11일 서울 도심에서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국내 이슬람단체인 '한국의 이슬람'과 노동자연대 회원들이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인종청소와 억압으로 고통받았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이들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라',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 '팔레스타인에 연대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팔레스타인에 연대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발언에 나선 노동자연대 이원웅 활동가는 "이스라엘은 그동안 서방의 이익에 도전하는 중동의 모든 움직임을 짓밟는 데 앞장섰다"며 "그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활동가는 "소위 국제사회의 중재는 허울뿐인 자치만을 가져다줬다"며 "평화적 항의에 나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자비한 탄압과 총탄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기만 해도 유대인 혐오라는 딱지를 붙이는 게 유행이 됐다"며 "어떤 이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하는 선의에서 하마스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지한다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집회 참가자 주변으로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이 "가자지구 돌아가서 함께 싸우라"라고 반박했다. 근처 직장인으로 보이는 또 다른 양복을 입은 한 남성도 "집으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참가자들을 향해 소리치고 지나갔다.
이를 들은 이 활동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지금 돌아갈 집이 없다"며 "이스라엘의 압도적 무력과 폭력에 직면한 이들에게 그저 신사적으로 굴라는 것은 멀찍이 떨어져서 훈계하는 태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있는 동생과 전화 연결을 시도한 팔레스타인인 아메르씨는 "이스라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물·전기·가스 등을 모두 끊어 팔레스타인인을 죽이려 하고 있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동생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머리 위로 무자비하게 폭격하고 있다"며 "학교·병원 등에 폭격하고 있다"고 했다. 3분간의 짧은 통화 중 전화가 끊겼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이집트인 압달라씨는 "지난 20년 동안 가자지구의 봉쇄가 지속되면서 유엔조차 봉쇄를 해제하라고 여러 차례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서방 국가들이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르는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년 내내 서방 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연대와 슬픔을 표했지만 똑같은 일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서방언론은 어디 있나?"고 반문했다.
또 공습을 당해 사망한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아이들은 잠자다가 공습을 당해 죽어나간다"며 "인간에 대한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모든 이들은 가자지구와 함께 할 것.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모두 안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이번 전쟁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을 겨냥해 수천발의 로켓포를 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에서 수백명이 숨졌고, 100명 이상의 민간인과 병사가 인질이 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이 곧바로 보복 폭격에 나서면서 현재 전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조만간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이스라엘 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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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mat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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