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불축제에서 ‘오름 불놓기’ 폐지
최우수 축제 명성 불구 탄소배출·산불 위험 고려
강병삼 제주시장은 11일 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음 축제부터는 탄소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 우려가 있는 오름 불 놓기를 없앨 것”이라며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시민 주도 축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녹색당은 들불축제와 관련 ‘숙의형 정책개발’을 청구, 도민 200명이 참여한 원탁회의가 열린 바 있다. 청구 사유는 기후위기 시대 탄소배출과 환경을 파괴하는 방식의 축제를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원탁회의 결과 들불축제 ‘유지’는 50.8%, ‘폐지’는 41.2%였다. 특히 오름을 보존하고 불을 놓지 않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58.3%로 과반을 차지해 오름에 불을 지피는 들불축제를 그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강 시장은 “2024년은 들불축제를 개최하지 않는 대신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준비의 해로 하겠다”며 “2025년부터는 시대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제주들불축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불이 없는 축제를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초 들불축제 모형은 달집태우기만으로 시작했다. 오름 불놓기는 하지 않고, 달집태우기 정도는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며 “민속적 가치는 지키면서 오름 불놓기는 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들불축제는 1997년 애월읍 어음리에서 시작돼 구좌읍 덕천리 마을공동목장(1999년)을 거쳐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고정축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축제는 옛 제주인들이 초지에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 들판에 불을 놓는 것을 기원으로 삼은 것이다.
이후 들불축제는 오름을 통째로 태우는 장관을 연출하며 2016∼2018년 3년 연속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 2019년 문체부 지정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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