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도 백만원 쏘게 했다…카페 사장님 돈벼락 된 ‘생카’가 뭐길래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10.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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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유행하던 ‘생일카페’ 확산
개그맨 박명수·축구선수 이강인도 생카
팬데믹에 사라진 팬덤 이벤트 대체성격
카페 자영업자 환영하는 ‘알짜 이벤트’
“월 매출 최고 2000만원까지도 나와”
박명수 생일카페 내부 모습
10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개인카페 ‘문앤도어’는 무한도전 출연 당시 ‘소년 명수’로 분장한 박명수의 포스터로 도배돼 있었다. ‘중요한 건 음력 생일도 축하하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함께 쓰인 대형 입간판은 멀리서부터 눈길을 끌었다. 10평 남짓한 카페 내부에는 4개 테이블이 20~30대 젊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밖에서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곳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박명수의 팬들이 통째로 대관해 생일 이벤트를 진행하는 ‘생일 카페(생카)’로 입소문을 탔다. 자리를 잡은 방문객들은 박명수 관련 문제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처럼 출제한 ‘명수 영역’을 진지하게 풀거나 카페에 비치된 스티커와 폴라로이드 사진을 활용해 꾸미기에 열중한 모습이었다.

박명수 생일카페에서 준비한 ‘명수 영역’ 시험지와 컵홀더, 폴라로이드 사진들
서울 서대문구에서 해당 카페를 찾아온 직장인 성유진 씨(29)는 “10대 때부터 ‘무한도전 키즈’로 자라면서 박명수를 좋아하게 돼 반가운 마음에 와봤다”며 “이직을 위한 면접을 보고 왔는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생카에 온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일엔 박명수가 직접 생일카페에 방문해 팬들을 위해 사비로 100만원어치를 결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문객 신 모씨(28)는 “좋아하는 아이돌인 인피니트 우현의 생일카페는 많이 가봤는데 박명수 생카는 처음”이라며 “직접 박명수를 보진 못해 아쉽지만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있다 보니 혼자 와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본인의 생일카페에 직접 방문한 개그맨 박명수. [사진 출처=박명수의 라디오쇼 공식 인스타그램]
대관료 0원이지만 매출 상승에 카페도 ‘활짝’
최근 이처럼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의 생일을 맞아 개인카페와 팝업스토어 등을 대관해 생일 이벤트를 진행하는 팬 문화가 퍼지고 있다. 팬덤의 공간 대여 수요가 늘면서 도심지 ‘핫플레이스’뿐만 아니라 골목상권도 함께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카페업계에 따르면 생일카페 등 이벤트 카페들은 평소 일반 카페처럼 영업을 하다가 주말 등 특정한 날 대관을 통해 음료와 베이커리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코로나19 이후 팬미팅과 콘서트 등 오프라인 행사가 사라지면서 팬들이 모일 대체 공간으로 생일카페가 떠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생일카페는 대부분 대관료 없이 10만원 내외의 보증금 또는 예약금을 받아 고객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카페는 팬들이 요청하는 포토케이크, 내부 장식 등을 준비하고 컵홀더 등 각종 굿즈는 팬들이 직접 준비하는 형식이다. 카페는 대관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음료 및 베이커리 매출을 올리고 연예인이 직접 방문하는 홍보 효과를 위해 생일카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생일카페 전문 ‘카페몽글’ 1, 2호점을 운영하는 장민지 씨(25)는 “2021년 말 1호점을 냈을 당시엔 정말 잘 돼서 최고 월 매출 2000만원까지 내봤고 하루 만에 300만원 매출을 낸 적도 있다”며 “최근엔 생일카페가 워낙 많이 생겨 경쟁이 커졌기 때문에 대관료를 안 받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트와이스 다현이 방문한 생일카페 모습 [사진=카페몽글 인스타그램]
운동선수·애니 팬덤까지 번진 ‘생카 투어’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시작했지만 김연경, 이강인 등 운동선수부터 애니메이션과 웹툰 캐릭터까지 다양한 분야의 팬덤이 생일카페를 즐기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 생일에 맞춰 하루에 여러 군데에서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는 ‘생카 투어’를 돌기도 한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공간대여가 일반 영업보다 높은 매출을 낼 수 있어서 생일카페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들이 많아졌다”며 “고객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을 찾을 때 가장 많이 보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카페 대관뿐만 아니라 팬들이 모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는 13일~14일엔 BTS 지민 생일을 기념해 한국 팬베이스 ‘올포지민’(ALLFORJIMIN_KOR)이 서울 성수동 ‘공간와디즈’에서 야외 공간을 포함해 건물 전체를 대관해 생일 팝업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1~4일엔 그룹 아이브 안유진의 생일 행사가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진행됐다.

애니메이션 팬들이 많이 찾는 AK플라자 홍대에서도 애니메이션과 콜라보해 꾸민 공간이 ‘덕질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8월 AK플라자 홍대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전시회는 평일 1000여명, 주말 2000여 명에 가까운 관객이 방문했다.

그룹 아이브 안유진 생일 행사 [사진=애드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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