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닿는 가장 가까운 예술, 오늘의 우리 가구…신식가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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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동시에 지금 우리 집에 가져다 놓아도 손색이 없는 가구이기도 하다.
우리는 물건을 수납하거나 올려두는 등 쓰임에만 집중하지만, 가구야말로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 두는 예술품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건축을 전공한 가구디자이너 송기두 작가는 곡선을 강조한 의자와 거울, 옷걸이 등 기능에만 집중하지 않은 감각적인 가구들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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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덴마크의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팬톤 체어, 헝가리 출신 미국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가 만든 바실리 의자….
모두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동시에 지금 우리 집에 가져다 놓아도 손색이 없는 가구이기도 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가구 디자인을 되돌아보면, 현대 생활 양식과 다소 동떨어진 고가구 외에는 '우리 가구'라고 부를만한 것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다.
지난 6일부터 서울 종로구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리고 있는 '신식가구' 전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현대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우리식 가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 물음에 제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4명의 작가가 답변을 내놨다.
조각가 나점수, 소목장 방석호, 가구 디자이너 송기두, 아트퍼니처 작가 정명택 등 4인은 각자의 시각으로 해석한 가구를 선보였다.
먼저 국가무형문화재 55호 소목장 이수자인 방석호 목수는 반닫이 형태를 기본으로 삼되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목가구를 만들었다.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출품한 '일월문 책반닫이' 3점을 비롯해 새로 작업한 'bc 반닫이', 'ray 반닫이' 등이 전시됐다.
방 소목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구의 꽃이 의자라면, 가구의 왕은 상자다. 인류가 없어질 때까지 상자는 계속 필요할 것"이라며 반닫이를 주제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아트퍼니처 작업을 해 온 정명택 작가는 황룡사 터 석물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금속 벤치를 내놨다.
140㎏에 달하는 벤치에는 1천500년 전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담겼다.
가구의 쓰임과 아름다움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여러 고민도 엿보인다.
우리는 물건을 수납하거나 올려두는 등 쓰임에만 집중하지만, 가구야말로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 두는 예술품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건축을 전공한 가구디자이너 송기두 작가는 곡선을 강조한 의자와 거울, 옷걸이 등 기능에만 집중하지 않은 감각적인 가구들을 전시했다.
조각가인 나점수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처음 가구 제작에 뛰어들었다.
거친 면이 두드러지는 테이블, 무겁고 움직이기 어려운 의자, 단 한 권의 책만 꽂을 수 있는 책장 등 의도적으로 비효율적인 가구를 선보이고, 그를 통해 물질이 가진 성질을 더 돋보이도록 했다.
전시를 기획한 육상수 우드플래닛 대표는 "공예 전시는 많아지는데 90%가 디자인에 치우쳐 있다"며 "(가구에서) 물질과 쓰임이 어떤 맥락을 갖는지 생각하고, 가구의 격이 높아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19일까지 VIP를 대상으로 공개되며, 2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일반 관람객에게도 문을 연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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