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소수자엔 '쥐꼬리 투자'...'차별 VC' 걸러낼 최초의 법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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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비밀백인 남성은 조금 허술한 아이디어로도 비교적 쉽게 투자를 유치하지만,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는 남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갖고도 투자 받기가 어렵다.
법안을 발의한 낸시 스키너 주 상원의원은 "법안이 시행되면 VC들에 대한 투명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투명성은 여성과 유색인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느 VC에 자신들의 귀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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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주서 법안 통과... 2025년 도입
불편한 비밀
백인 남성은 조금 허술한 아이디어로도 비교적 쉽게 투자를 유치하지만,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는 남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아이디어를 갖고도 투자 받기가 어렵다. 불편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스타트업 투자 세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총 투자액(2,383억 달러) 가운데 여성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가져간 투자액은 45억 달러에 그쳤다. 전체의 1.9%에 불과한 것으로, 공동 창업자 중 남성이 한 명이라도 포함된 경우 그 수치는 17.2%로 뛰었다. 흑인 창업가가 유치한 투자액은 지난해 전체 스타트업 투자액의 2%가 채 되지 않는다는 집계도 있다. 그마저도 흑인 여성 창업가로 범위를 좁혔을 때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에 균열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 법안이 202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도입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9일(현지시간) "벤처캐피털(VC)들은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다양성을 주정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하면서다. 보고 의무가 생기면 투자 결정 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을 고려하게 될 것이란 게 입법 취지다. 벤처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벤처 투자 생태계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 최초의 법안"이라고 했다.
법안이 발효되면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모든 VC들은 매년 포트폴리오(투자 목록)와 창업자들의 다양성을 주 규제 당국에 보고하고 대중에도 공개해야 한다.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 멤버가 여성인지, 성소수자인지, 유색인종인지, 장애인인지 등을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위반 시엔 처벌받을 수 있다.
벤처투자업계에선 이 법안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할 때는 비전과 성공 가능성을 보고 해야지, 창업자들의 다양성이 주된 고려 사항이 돼선 안 된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그러나 오랜 차별을 뿌리 뽑으려면 이 같은 처방이 필요하다는 데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됐다. 법안을 발의한 낸시 스키너 주 상원의원은 "법안이 시행되면 VC들에 대한 투명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투명성은 여성과 유색인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어느 VC에 자신들의 귀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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