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200K에 ‘1점대’ 평자까지?…불가능하지 않은 페디의 도전
이젠 ‘1점대’ 평균자책이다.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NC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또 하나의 대기록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페디는 지난 10일 창원 한화전에서 6이닝 7안타 1사사구 6삼진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끄는 한편, 시즌 20승째(6패)를 수확했다. KBO리그에 20승 투수가 재등장한 건 2020년 라울 알칸타라(두산·20승) 이후 3년 만이다.
삼진 6개를 보탠 페디는 KBO 역대 16번째로 삼진 200개를 솎은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페디는 1983년 장명부(삼미), 1984년 최동원(롯데), 1985년 김시진(삼성), 1986년 선동열(해태)에 이어 역대 5번째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20승-200탈삼진’을 함께 이룬 전설로 기록됐다.
평균자책을 2.06까지 끌어내린 페디는 추가로 1점대 평균자책 진입도 가능해졌다. 11일 현재 5경기를 남겨둔 NC의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페디는 앞으로 한 차례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마지막 등판에서 무자책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라, 페디의 동기부여도 확실한 편이다. 팀도 두산, SSG와 막판까지 ‘3위’ 경쟁을 해야 하는 터라 에이스로서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페디가 만약 1점대 평균자책으로 시즌을 마치면 1986년 선동열에 이어 20승-200탈삼진-1점대 이하 평균자책을 기록한 역대 2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선동열의 당시 평균자책은 0.99였다.
변수는 몸 상태다. 페디는 최근 어깨 피로 탓에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걸렀다. 9일 만에 출전한 한화전에서 쾌조의 투구를 선보였다고는 하나 필요에 따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인권 NC 감독 역시 “한화전이 끝난 뒤 어깨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 뒤에 만난 페디는 “20승은 혼자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다. 공격과 수비, 불펜, 팀에 있는 모든 구성원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집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페디는 어깨 피로에 대해 “다음 날 상태를 확인해 봐야한다”면서도 “플레이오프 등이 남아 있어서 팀 순위에 따라 언제 선발로 들어갈지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1점대 평균자책이 불가능한 기록이 아니라서 더욱더 욕심이 난다”며 “순위권에서 경쟁하는 팀들이 NC를 상대할 때 조금 더 위기감을 느낄 수 있게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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