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9만전자' 가나…증권가 "실적 개선 시작"

"3분기 실적 양호, 감산 효과 4분기부터 본격화"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3.07.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삼성전자가 올 들어 첫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바닥을 통과한 것을 확인한 만큼 4분기부터 회복세가 본격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7만전자'를 회복한 뒤 증권가가 제시한 '9만전자'까지 도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11일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로,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의 영업이익을 2조421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각각 6000억원대에 그친 올해 1·2분기와 비교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에 이날 오후 12시52분 현재 주가는 4.3% 오른 6만9300원에 거래되며 7만원대를 넘보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에 대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출하량에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3분기 환율이 우호적으로 유지돼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사업부별 추정치를 보면 반도체는 3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발표 때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3조원대 안팎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한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막바지에 시작된 D램 현물가 반등의 온기는 4분기부터 확산할 것"이라면서 "다만 낸드 업황 부진 지속으로 DS사업부의 흑자 전환은 내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부터는 반도체 감산 효과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부터 이어진 감산은 보유 재고를 줄이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며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 9만4000원을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는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예정돼 있는 삼성전자 실적 설명회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유지하면 가격 인상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의 전개 방향은 삼성전자의 실적 설명회 기조 설정에 달려 있다"며 "내년의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업황 선도력·결정력이 있는 삼성전자의 감산 기조 유지와 설비투자 축소 의지 표명 여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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