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를 줄 알았는데…6년 연속 PS 탈락, 롯데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롯데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0-7로 완패했다.
경기 전까지 트래직 넘버 ‘1’을 남겨두고 있던 롯데의 실낱같은 가을야구 진출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한 이후 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0개 구단 중 이렇게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1982년 창단한 원년팀으로서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올시즌 초반은 출발이 달랐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롯데는 2022시즌을 마치고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 롯데 지주가 자회사인 롯데에 190억원의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선수단 연봉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이대호는 은퇴를 하며 구단주에게 투자를 부탁했다.
여러모로 여유가 생긴 롯데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다. 박세웅과 구단 최초로 다년 계약을 하고 팀의 약점이었던 포수와 유격수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했다. 유강남과 노진혁을 각각 4년 80억원, 4년 50억원에 계약을 했다. 한현희도 3+1년 40억원에 데려오면서 FA 영입에만 170억원을 썼다.
실제로 그 효과는 시즌 초반부터 나오는 듯했다. 4월 14승8패 승률 0.636으로 단독 1위를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순위가 떨어졌다.
구단의 내홍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6월 말 감독과 코치진 사이의 갈등이 드러나면서 배영수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코치진이 대거 물갈이 됐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시즌 초반 활약 덕분에 전반기를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강권에서 마쳤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계속해서 순위가 떨어졌다. 7월28일 광주 KIA전에서 6위로 떨어진 후 다시 5강권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7월 롯데의 승률은 0.294(5승12패)로 3할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다 8월 말에는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 악화였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사퇴였다. 그리고 2014년 감독을 했다가 물러났던 이종운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게 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마지막 희망을 불태웠던 롯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안 주축 선수 3명이 차출이 되면서 가을야구 탈락이 확실시 되기 시작했다. 선발진에서 2명이 빠진데다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윤동희마저 빠지니 롯데는 더이상 동력을 얻을 수 없었다.
부족했던 부분을 투자로 채우고, 윤동희, 김민석 등 새로운 얼굴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을야구에 탈락한 것은 현장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롯데는 지난 2019년 성민규 단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성민규 단장은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획기적인 구단 운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우승’을 할 거라고 확신했던 이 시기에 우승은커녕 연속해서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 기간 동안 책임은 모두 감독이 졌다. 허문회, 서튼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았다가 물러났다. 6년의 기간 동안 구단이 책임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육성을 외쳤지만 결국에는 내부 자원으로 채워지지 않아 외부 영입으로 채우려고 했던 롯데는 결국 육성과 투자 모두 실패가 된 꼴이 됐다.
이제 롯데는 더이상 핑계가 없다. 현장에서의 지도력이나 리더십 그 외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아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가을야구의 변두리에서 오랜 세월 동안 머물게 될 것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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