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이충현 감독 "후련한 복수극… 액션 카타르시스 느끼길" [인터뷰]①

윤기백 2023. 10. 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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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현 감독(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전혀 예상 못 했어요.”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이 공개 3일 만에 62개국 글로벌 톱10에 등극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충현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영화 ‘발레리나’ 인터뷰에서 “순위를 확인했는데, 해외 시청자들께서 많이 봐주신 것 같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발레리나’는 공개 3일 만에 62개국 톱10에 랭크됐다. 더불어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충현 감독은 ‘발레리나’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 “복수극의 형태는 많지만, 디지털 성범죄나 여성 성착취에 대해 때려 부수는 느낌의 복수극을 크게 찾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런 영화가 눈앞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발레리나’를 제자했다”고 말했다.

‘발레리나’는 공개 이후 ‘감성 액션의 신세계’라는 호평도 있지만, 서사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한마디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셈이다.

이충현 감독은 작품에 대한 이같은 호불호에 대해 “서사에 대한 부분은 고민을 많이 했었던 부분”이라며 “너무 많이 알려진 사건이기도 하고, 피해자에 대한 설명 보단 오히려 스트레이트로 뻗어 나가서 때려 부수는 것에 집중하고자 했던 것 같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 보니 서사와 전개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론 주인공이 복수를 하는 과정을 하나의 발레 공연처럼 보였으면 했다. 그 과정 자체가 아름답고 잔혹하지만 미적으로 보였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충현 감독은 “당연히 호불호가 있을 거란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 극명하게 갈린 것 같다”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 부분에 대해선 고민을 해볼 것 같다”고 했다.

여성 이야기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이충현 감독은 “중학생 때부터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꼭 인물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며 “여동생이 두 명이나 있고,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도 여성 서사에 대해 꾸준히 관심 갖고, 스스로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종서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전종서란 배우밖에 없었던 것 같다”며 “(전종서의) 실제 성격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폭풍 속으로도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다. 대체자가 없다고 생각해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이충현 감독(사진=넷플릭스)
옥주 역을 맡은 전종서는 이충현 감독과 연인 관계지만, 실제 현장에선 주연 배우답게 현장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그는 ‘발레리나’를 촬영하면서 전종서의 성장을 느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충현 감독은 “처음 만났을 땐 나도 신인 감독이었고, 전종서도 신인급 배우였다”며 “그런데 (전종서가) 어느덧 현장을 주도해 나가는 주연 배우로 성장했더라. ‘발레리나’ 촬영장에선 현장을 분위기를 이끌었고, 촬영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성장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개 3일 만에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발레리나’는 넷플릭스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 끝으로 이충현 감독에게 ‘발레리나’를 꼭 봐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의미가 있는 복수극이라 생각해요. 보시는 분들께서 어느 정도 후련함을 느꼈으면 하고요. 액션 장면이긴 하지만, 의미 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배우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 등이 출연했다.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은 2015년 단편영화 ‘몸값’을 선보이며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몸값’은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15회 미쟝센 영화제 등에서 수상을 거머쥐며 이충현 감독을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 나갈 차기 감독으로 주목받게 만들었다. 감각적인 연출과 개성 강한 캐릭터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 ‘콜’로 성공적인 장편영화 데뷔를 치른 이충현 감독은 ‘발레리나’로 자신만의 색깔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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