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타는 ‘전용 차량’ 비용 1위는 법무부, 왜?

강은 기자 2023. 10. 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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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차 관련 일러스트. 경향신문 자료사진

법무부가 중앙행정기관 19개 부처 중 장·차관 등이 이용하는 ‘전용 차량’ 유지 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장·차관 외에도 검찰총장과 고검장급 검사에게 전용 차량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11일 오영환 의원실이 19개 정부 부처에서 받은 ‘장·차관 전용차량 연간 유지비용 현황’ 문서를 보면, 지난해 법무부의 전용 차량 유지비용은 총 2억2382만원이었다. 두 번째로 유지비용이 많은 행안부(1억5905만원)보다 6000만원 이상 많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8466만원), 국토교통부(8390만원), 산업통상자원부(7447만원) 순이었다. 전용 차량 유지비에는 유류비, 수리비, 세금, 보험료, 임차료 등이 포함된다.

법무부가 관리하는 전용 차량 수는 11대로 전 부처 중 가장 많다. 법무부는 장관과 차관, 검찰총장 말고도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등 고검장급 검사 8명에게 전용 차량을 지원한다. 행안부의 ‘공용차량 관리 규정’ 상 고검장급 검사에게 전용 차량을 지원하는 근거는 불명확하다. 대통령령인 이 규정에는 “각 부처의 장관 또는 처장, 장관급 공무원, 각 부의 차관,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차관급 공무원”이 전용 차량 지원대상이라고 돼 있다. 그나마 과거에는 검사장급 검사에게도 전용 차량을 지원했으나 2019년부터 중단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검사장급 검사에 대한 전용 차량 지원은 폐지됐으나 고검장급 검사는 명예퇴직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법무부 자체 훈령(검찰 수사차량 운영규정)에 근거해 전용 차량 지원은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의 전용 차량 운용 현황을 보면, 국방부를 제외한 18개 부처가 운행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등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주요 기관장들의 동선이 논란이 되지만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관리·감독 기관인 행안부는 지난해 “위법 또는 부당한 사항이 없다”며 시정 요구를 한 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영환 의원은 “국가 재산인 전용 차량은 일관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원칙인데, 대통령령에 기준이 명시돼 있음에도 부처마다 다른 기준으로 차량을 운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감독 책임이 있는 행안부는 규정과 매뉴얼을 명확히 하고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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