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의 사과 "정말 미안합니다..." 끝내 기적 없었던 '롯데의 가을'

김우종 기자 2023. 10. 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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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롯데 팬들.
거인 군단에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령탑은 그래도 잠실구장을 찾아 많은 성원을 보내준 롯데 팬들을 떠올린 뒤 "정말 미안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롯데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0-7로 패했다. 이날 패한 롯데는 66승 73패로 리그 7위를 유지했다. 롯데는 전날(9일) LG전에서 승리하면서 실낱같은 가을야구 진출 희망이 남아있었으나, 이날 패배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이제 롯데는 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1일 안방에서 두산을 상대한 뒤 광주로 이동해 12일 KIA와 격돌한다. 13일 하루 휴식 후 14일부터 16일까지 한화와 대전 3연전을 끝으로 2023시즌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마무리한다.

롯데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다가, 2008년 로이스터 감독 부임과 함께 2012년까지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2013년부터 4년 연속 다시 가을야구와 연을 맺지 못했다. 롯데는 2017년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치며 다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2012년 이후 5년 만이었다. 당시 롯데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17년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후 기뻐하는 롯데 선수단.
2017년 롯데 팬들의 모습.
그리고 다시 암흑기가 시작됐다. 결국 올 시즌에도 고개를 숙이면서, 2018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6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18시즌에는 68승 74패 2무(승률 0.479)의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7위로 마감했다. 2019시즌에는 48승 93패 3무(승률 0.340)으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며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롯데가 10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건 1982년 창단 후 구단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또 최하위는 2004년 이후 무려 15년 만이었다. 당시 9위인 한화 이글스와 승차도 8.5경기가 났다. 결국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감독은 물론 단장과 사장까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며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롯데는 이듬해 다시 상승세를 탔다. 2020시즌에 71승 72패 1무로 5할 승률에 1승이 모자란 승률 0.497을 기록하며 리그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분명히 2019시즌에 비해 많이 좋아진 성적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21시즌에는 65승 71패 8무(승률 0.478)로 2020시즌보다 낮은 승률을 마크하며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64승 76패 4무(승률 0.457)로 역시 8위에 그쳤다.

롯데 선수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를 각각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 분명 좋은 기세를 보였다. 6월 초까지 선두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6월 이후 루징시리즈를 반복하면서 순위가 하락했고, 급기야 사령탑인 래리 서튼 전 감독이 건강 문제로 자진 사퇴했다. 서튼 감독마저 중도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롯데는 로이스터 전 감독 이후 7명이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이종운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팀 수습에 나섰다. 앞서 2015년 롯데의 1군 감독으로 한 시즌을 경험했던 이 대행은 팀을 잘 수습했으나, 상위권 팀들과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최근 11시즌 동안 1차례(2017시즌) 가을야구에 성공한 셈이다. 이제 롯데는 내년 시즌을 바라보며 스토브리그를 보낼 예정이다. 당장 감독 선임과 외국인 재계약, FA 영입 등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만 한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10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마주했다. 이 감독대행은 "전날(9일) 롯데 팬분들께서 굉장히 많이 오셨더라. 진짜 미안하더라. 그래도 (가을야구가 어려워졌지만) 우리 팀에 응원을 보내주시는데…. 선수들도 그 모습을 보고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데, 미안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지난 9일 경기에는 잠실구장에 2만 2807명, 10일 경기에는 1만8521명의 관중이 찾아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을 즐겼다. 그리고 3루 쪽에 자리한 원정 팬들은 끝까지 응원전을 펼치며 롯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 감독대행은 "(롯데 팬들의 응원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더라. 예전에 우리가 야구를 할 때는 욕도 참 많이 들렸는데, 이제 욕설을 하는 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저 역시 응원가를 들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다시 한번 마음을 전했다.

이종운(왼쪽)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
롯데 선수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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