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 실은 수송기 이스라엘 도착···인질 구조 특수부대도 파견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가운데 미국의 본격적인 군사 지원이 시작됐다.
이스라엘 국가방위군(IDF)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첨단 무기를 실은 첫 수송기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사흘 만에 탄약 등 첫 지원 물량이 도착한 것이다.
IDF는 “이 무기들은 중요한 군사 작전을 용이하게 하고 다른 여러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세계 최대 규모 핵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 항모 전단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배치됐다. 이 전단은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을 비롯해 순양함인 노르망디, 구축함인 토마스 허드너, 매미지, 카니, 루스벨트 등으로 구성됐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배치가 “현재 상황을 이용하려는 이스라엘 적대 세력에 대한 강력한 억지 신호”라고 말했다. 중부사령부는 미 공군의 F-15와 F-16, A-10 전투기 편대 역시 신속하게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제럴드 포드에 이어 또 다른 핵추진 항공모함을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는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 전단이 오는 13일 미 버지니아주 노퍽에서 출항해 이달 중순쯤 동지중해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이젠하워 도착 후 제럴드 포드와 교대할 것인지, 아니면 두 항모 전단 모두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배치돼 작전을 수행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2개 항모 전단을 배치한 것은 2020년 이라크 내 미군기지 캠프 타지가 로켓 공격을 받아 미군 2명과 영국군 1명이 숨졌을 때 이후 처음이다.
튀르키예는 미국의 항모 전단 배치가 오히려 전쟁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항모 전단의 이스라엘 배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심각한 학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 공격 중단을 촉구하며 이스라엘이 요청할 시 자신이 양측의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구출을 위해 특수작전부대와 인질 구출 전문가를 파견했다. 다만 미국이 이미 미군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이들은 직접 작전에 나서기 보다는 이스라엘군과 작전 계획을 논의하고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미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인 인질의 존재가 확인되면 직접 개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정보 당국과 군, 법집행기관에는 인질 구출에 유능한 수많은 전문가가 있다”면서 “그 전문가들을 (이스라엘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에서 “소수의 미국 특수작전 부대가 이스라엘과 협력해 하마스에 대한 반격 작전을 계획하고 정보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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