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WBC 딛고 꼴찌에서 2위까지…'강철매직'의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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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시작도 전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큰 좌절을 맛봤고, 시즌 개막 후에는 주전 선수들의 줄 이탈 속에 꼴찌 추락까지 겪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나 역시 빠르게 경기를 던지는 운영을 잘 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몇 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끈끈함과 자존감이 스스로 내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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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시작 전 일찌감치 '최고 대우' 재계약…KS 우승만 바라본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시작도 전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큰 좌절을 맛봤고, 시즌 개막 후에는 주전 선수들의 줄 이탈 속에 꼴찌 추락까지 겪었다. '강철 매직'도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 스스로도 "올해는 좀 힘들겠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또 한 번 마법이 일어났고, 이 감독은 다시 웃으며 정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KT는 11일 이강철 감독과 2026년까지 계약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의 3년 총액 22억원을 뛰어넘는 현역 사령탑 최고 대우다.
이 감독의 올 시즌은 녹록지 않았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아 대표팀을 이끌었는데, 호주, 일본에 연패하며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선수 선발, 기용 등 감독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클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개막 후 KT의 상황도 좋지 못했다. 김민수, 주권 등 필승조로 점찍었던 투수들, 황재균과 배정대 등 핵심 야수들까지 줄줄이 부상을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6월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KT는 순위표 맨 아래에 있었다. 반전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KT의 '매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6월부터 하나 둘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대체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 주면서 팀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6월 15승8패(0.652), 7월 13승6패(0.684), 8월 19승4패(0.826). 3개월 간 47승18패(0.723)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낸 KT는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꼴찌에서 2위, 그리고 짐짓 선두 LG 트윈스의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비록 9월 들어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두 추격에는 실패했지만, 6월 시작이 꼴찌였던 팀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끊은 것 자체가 대단한 반전이었다.
3개월간 7할 승률을 상회했다는 것은 몇몇 선수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이 기간 주축 타자 강백호, '토종 에이스' 소형준과 5선발 엄상백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강철 감독을 주축으로 한 팀 전체의 힘이 강력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나 역시 빠르게 경기를 던지는 운영을 잘 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몇 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끈끈함과 자존감이 스스로 내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KT 구단도 이 감독에 화답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KT가 정규시즌 일정을 마쳤는데, 이튿날 곧장 재계약의 '선물'을 안겼다. 2026년까지 향후 3년간의 임기를 다시 보장 받게 된 이 감독이다.
2019년 KT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2020년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2021년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등 KT가 '신흥 강호'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상당한 공을 세웠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세 번째 계약을 마무리한 이 감독은 이제 포스트시즌을 바라본다. 꼴찌로 시작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또 한 번의 '매직'을 기대하는 KT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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