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아니다, 잠깐만요"…과감해진 이종호, 'R&D 논란'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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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께서 'R&D(연구·개발) 카르텔' 발언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현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인 이 장관이 두 번째 국감에서 발언 수위를 높인 배경은 R&D 삭감 논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허숙정 의원이 "윤 대통령이 말한 'R&D 카르텔'을 찾았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대통령은 'R&D 카르텔' 발언을 하신 적 없고, 나눠먹기 근절을 언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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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R&D 카르텔 발언 없었다"...野 의원들과 설전
"부모-자식간 용돈 줄여도 문제"…'부적절한 비유' 비판에 "발언 취소"
"윤석열 대통령께서 'R&D(연구·개발) 카르텔' 발언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발언이다. "윤 대통령이 R&D 카르텔을 지적한 후 내년도 예산이 졸속 삭감됐다"는 야당 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 장관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받아쳤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의 질의에 "잠깐만요" "전혀 아니다" "그렇지 않다" "그런 이야기 누가 말씀하셨나요" 등 연거푸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여유가 생기신 것은 좋은데 지나치게 가볍게 답변하시진 말아달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현 정부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인 이 장관이 두 번째 국감에서 발언 수위를 높인 배경은 R&D 삭감 논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의원이 'R&D 예산 삭감으로 후배(연구자)들이 떠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그게 꼭 지금 이슈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정치인도 아니고 연구자 출신인 장관이 어떻게 후배들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고 의원이 "충북 오송 지하차도, 서울 이태원 참사 등에도 국민 안전 관련 R&D를 대폭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공공 안전 관련한 (R&D 예산) 부분들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맞섰다.
허숙정 의원이 "윤 대통령이 말한 'R&D 카르텔'을 찾았나"라고 묻자 이 장관은 "대통령은 'R&D 카르텔' 발언을 하신 적 없고, 나눠먹기 근절을 언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연구비를 쉽게 받기 위해서 불법적인 요소가 들어가거나, 주인이 정해져 있는 과제들이 실제로 있다"며 "R&D 관련 불법적인 요소가 나와 조사를 받는 사례를 명확하게 카르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난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거나 농담으로 대처하는 여유도 보였다. 민형배 의원이 '윤 대통령이 표현하기 힘든 거친 언어로 이 장관을 비판했다고 한다'고 말하자, 이 장관은 "여러 의견을 잘 경청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 의원이 재차 '최근 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들었다'고 하자, 이 장관은 "그런 얘기 누가 하던가" "제게 자료를 제출해 주시라. 농담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부적절한 비유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가 R&D 예산 삭감에 따른 과학기술계의 반발에 대해 이 장관은 "부모와 자식 간 용돈을 좀 줄여도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그렇게 비유할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이 장관은 "발언을 취소하겠다. 당연히 (국가 R&D가) 중차대한 일이고 훨씬 더 깊이 있는 일이라고 이해한다"고 수습했다.
아슬아슬한 수위의 발언이 이어지자 과방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대신 국감을 진행하던 조승래 의원은 "여유가 생기신 것은 좋은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게 답변하시지는 말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죄송하다"며 "장관직에 하루하루 무거운 책임으로 임하고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세종=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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