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화웨이폰에 SKH 칩 탑재 미스터리”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승계 구도를 준비 중"이라고 1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그는 미·중 지정학적 긴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인상돼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 칩이 탑재된 데에는 "화웨이와 거래한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을 무기한 허락한데에는 "기쁘다"는 입장이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후계구도에 대해 생각 중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약 25년 만이다.
이어 그는 "내가 만약 어떤 사고를 당하면 누가 SK그룹을 이끌게 될 것인가?"라고 물으며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밝힐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서는 "미중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문제로 배터리 가격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비용을 훨씬 더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SK는 핵심 소재를 100% 중국에 의존할 수 없기에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고, SK의 배터리 회사도 최근 아프리카와 남미를 방문해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서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했다. 중국에는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자원이 풍부하지만, 전기 자동차 산업에서 세금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중국에서 자재를 조달할 수 없다. 이는 전기차 가격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제조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포드자동차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만들고 미국에 3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92억 달러 투자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최 회장은 반도체 사업도 언급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중국 공장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계속 수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그는 "아주 좋은 소식이고, 환영한다"며 "우리의 반도체 보유량은 메모리 반도체이고, 메모리는 일종의 상품이다”라며 “상품 자체에 엄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공급 과잉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메모리 부문이 더 심하다. 현재 불황이 이전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침체 속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2조8천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다.
최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서는 칩 크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려면 많은 자본을 투자해야 하지만, 때로는 성과가 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지만 요즘은 10% 미만이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분해했을 때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칩이 탑재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한 이후 화웨이와 거래한 적이 없다"라며 "회사는 어떻게 화웨이 폰에 자사의 칩이 탑재됐는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웨이가 어떻게 칩을 확보했는지는 ‘미스터리’"라며 "내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자체 유통 채널을 갖고 있다면 더 이상 그 채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채널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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