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행사 사라지고 상영작도 줄었다…BIFF 규모 축소 현실로
부대 행사, 푸드트럭 등 예년과 대조적…올해 상영작도 지난해 대비 24% 줄어
BIFF 측 "전체 예산 줄고 후원사 확보 어려움 겪어"
지역사회 "인사 잡음 등 사태 해결부터 조직 개편 조속히 이뤄야"
인사 갈등 등 각종 어려움 속에 막을 올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을 앞둔 가운데, 전반적인 부대 행사가 줄고 영화 상영작도 20% 이상 감소하는 등 영화제 축소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다. 영화팬 역시 예년보다 분위기가 침체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평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는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아 온종일 한산한 모습이었다. 영화제 초반에는 야외무대, 오픈토크 등 여러 행사가 열리기도 했지만, 종반으로 갈수록 자취를 감췄다. 일부 시민만 관객석에 앉아 영화 시작을 기다리거나 사진을 찍을 뿐,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현장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외부 공간인 두레라움 광장도 텅 빈 모습이었다. 매년 이곳은 협찬사의 홍보 공간이나 각종 체험 부스가 마련돼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올해는 행사 부스가 대폭 줄어 대조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 각종 먹거리를 선보이던 '푸드 라운지' 자리는 관객석 의자가 쌓인 채 출입 자체가 금지된 상태였다.
이처럼 각종 부대행사나 시설이 줄어들어 지난해보다 침체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영화팬들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를 찾았다는 이모(20대·여)씨는 "지난해는 OTT 브랜드에서 에코백을 만드는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하고 여러 특별관, 포토존이 있었는데 올해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며 "푸드트럭도 확 줄어 카페에서 겨우 음료 하나 사서 영화를 보러 간 경우가 많았다. 함께 온 친구들도 상영관 사이 거리가 멀고, 영화 보느라 바빠서 밥을 잘 못 챙겨 먹었는데 푸드트럭도 없어 불편했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임모(20대·여)씨 "올해 영화제에 처음 와봤는데 막상 주말 연휴에는 부스 행사나 야외무대 등 별다른 즐길 거리가 없었다. 영화의전당도 휑해서 '원래 분위기가 이런 건가' 싶었다"면서 "화려한 축제의 장이 될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고 전했다.
지난해 영화제에는 커피와 츄러스, 위스키 등 식음료 업체가 입점하면서 처음으로 영화의전당 일대에 '비-푸드 라운지'가 운영되기도 했다. 반면 올해 영화제에 입점한 식음 업체는 단 한 곳에 그쳤다.
작품 수도 줄었다. 올해 상영작은 공식 초청작 209편을 포함해 모두 269편인데, 이는 지난해 354편에 비해 24%나 적은 수준이다. 상영 극장 역시 지난해 7개보다 줄어든 4개에 불과했고, 스크린도 지난해 30개보다 5개 줄어든 25곳에 그쳤다.
영화제 주최 측 역시 올해 영화제 규모가 다소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며, 예산이 줄어들고 후원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다 보니 불가피하게 규모를 줄여 행사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BIFF 관계자는 "전체 예산이 지난해 130억 원에서 올해 109억 4천만 원으로 줄었고, 영화제 내홍 등으로 후원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줄일 수 있는 건 줄여야 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참여 업체를 통한 부대 행사나 체험형 콘텐츠도 덩달아 축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화제가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규모마저 줄어들게 되자 영화인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규모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었음에도 인사 갈등과 내홍 등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져 결국 영화제 침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BIFF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시민모임 박찬형 사무국장은 "코로나19가 완전히 풀린 데다 태풍 등 악천후도 없어 올해 영화제는 세계인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었는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치르게 됐고 행사 기획도 많이 줄었다"면서 "영화인들의 참여 역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저조했다. 영화제 측은 지난 7월 출범한 혁신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태 해결부터 내부의 세대교체, 조직 개편 등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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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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