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만들고 싶다더니"…신호탄 쏜 정유경의 '야심작'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글로벌 초럭셔리 브랜드로"
정유경의 야심작 '뽀아레'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뷰티사업을 전개해왔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브랜드로 글로벌 하이엔드 뷰티 시장을 진출을 노린다. 지난 2021년 만든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POIRET)'로 초(超)럭셔리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뽀아레는 '국내 브랜드도 글로벌 초럭셔리가 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브랜드로도 잘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뽀아레가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23'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11일 발표했다. 프리즈 런던 기간 동안 런던의 리젠트파크에서 '뽀아레 라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뽀아레는 오랜 기간 해외 뷰티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는데, 본격적인 진출에 앞서 프리즈 런던에 참여함으로써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겠다는 취지다. 라운지에는 뽀아레의 메이크업 컬렉션이 전시된다.

딥디크·아워글래스·바이레도 등 수십개의 해외 유명 뷰티 브랜드를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브랜드 외에도 6개의 국내 뷰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뽀아레다. 뽀아레의 역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100년 전통의 프랑스 패션하우스 '폴 뽀아레'의 상표권을 인수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의 왕'이라 불렸던 디자이너 폴 뽀아레가 1903년 설립한 이 브랜드는 패션 브랜드로는 최초로 향수 제품을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폴 뽀아레의 상표권을 활용해 만든 첫 브랜드가 화장품 브랜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뽀아레의 탄생에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한국의 명품'을 만들고 싶어했던 정 총괄사장의 의중이 깔려있다. 그동안 해외에 수출되는 한국 화장품의 대다수가 중국을 겨냥한 중저가~중고가 브랜드에 국한됐는데, 여기서 벗어나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뽀아레의 가격대는 국내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설화수'나 '더히스토리오브후'보다 높다. 50mL 용량의 크림 한통이 70만원을 훌쩍 넘는다.

뽀아레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해외 럭셔리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 유럽과 북미에서 개최되는 프리즈를 데뷔 무대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리즈에 전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모이는 만큼 럭셔리 시장 공략을 위한 첫 관문으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프리즈 런던에서 글로벌 시장 첫 선을 보이는 뽀아레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프리즈LA와 프리즈 뉴욕의 글로벌 파트너사로도 참가한다. 해외 시장 데뷔에 발맞춰 글로벌 이커머스 홈페이지도 공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뽀아레 해외 정식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뷰티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내 매장 오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럭셔리 색조 화장품의 수요가 많은 중동과 중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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