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이번 국감서도 찬밥 신세…SW 홀대 '언제까지'

남혁우 기자 2023. 10. 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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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2023] 주무부처 없이 발주 부서 위주 감사...근본 대책 마련 미궁

(지디넷코리아=남혁우 기자)대규모 공공SW 사업들이 연이은 오류 때문에 국민들과 관련부처에 많은 불편을 끼치고 있다. 수천억 원의 세금이 투자되는 사업인만큼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공공SW 관련 쟁점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긴 힘들 전망이다. 주무부처 국감이 정치적인 쟁점에 집중되면서 발주기관을 대상으로 한 겉핧기식 감사에 그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공공 SW 사업 관련 질의는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행정안전위(행안위) 대신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2023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이미지=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블로그)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가짜뉴스와 정부의 IT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핵심 쟁점으로 다룬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 정책부터 청년 연구자를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의 고충과 지역별 예산 사안이 충돌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선 채택된 증인없이 정부를 대상으로 한 정책 현안 질의 위주로 시작해 공공SW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행안부 국감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0일 시작된 행안부 국감에선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잼버리 부실 운영 ▲이태원 참사 등 주로 재난 관련 쟁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인명이 달린 이런 쟁점들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SW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부에선 재난 책임 떠넘기기 위한 공방 때문에 다른 주요 이슈들이 묻혀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각 위원회에서 공개한 증인 명단에 따르면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과 현신균 LG CNS 대표가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차세대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을 목표로 시행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 시스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의 초기 오류와 관련해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신균 LG CNS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현재 상황과 향후 해결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은 노후화된 사회복지 관련 IT 시스템 5개를 통합 및 개편하는 프로젝트로 약 3천496억 원의 예산이 투자됐다.

하지만 지난해 개통과 함께 발생한 오류로 인해 기초연금, 아동수당, 긴급복지 등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선작업을 통해 서비스를 안정화 중이지만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비스 구축 작업을 끝낸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완료 판정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해당 사업의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LG CNS 컨소시엄이 사업철수 의사를 밝혀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상반기 오픈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NEIS)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아이티센은 나이스 사업을 수주한 쌍용정보통신의 모회사다.

4세대 나이스 사업은 2천8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주요 교육행정기관과 유·초·중등학교 및 대학교 시스템을 통합·개편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 역시 개통 첫날 로그인이 안 되고, 기말고사 문항정보표가 유출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안정화 작업을 거치며 서비스 구축 완료 판정을 받고 시스템 운영 사업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업무 중간 불시에 로그아웃되는 등 일부 오류가 여전히 남아 있어 현장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수년간 전국적으로 공공SW 사업의 부실이 화제가 되고 있음에도 주무부처가 아니라 사업을 발주한 교육부나 복지부 국감에서만 해당 사안을 다루고 있다”며 “SW사업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낮은 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국정과제로 삼은 디지털경제 패권국가와 무척 모순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남혁우 기자(firstblood@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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