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궤도, 공공기관 직원 신분으로 수익 창출...징계 위기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진=연합뉴스〉

과학 유튜버 '궤도'가 정부 산하 재단(한국과학창의재단) 직원 신분으로 유튜브 활동 등을 하면서 돈을 벌어 겸직 금지 규정을 어긴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오늘(11일)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보고서를 통해 궤도가 201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정부 기관 겸직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궤도는 4년 동안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유료 광고를 포함한 36개 영상 등 모두 284회 영상에 출연해 수익 창출했습니다. 또 궤도가 지분 15% 보유한 기업이 채널 관리하고, 채널 구독자 수는 93만1000여명에 이릅니다.

감사원은 이 회사가 유료 광고 수입 등 2021년 6억8600만원의 매출을 낸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궤도의 행위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25조가 금지하는 '스스로 영리를 추구함이 뚜렷한 업무'이자 '계속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궤도가 출연한 영상 중 245개는 자정 이후에 촬영됐는데, 유튜브 활동으로 직무능률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겸직이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감사원이 지적했습니다.

궤도는 이외에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43회의 다른 유튜브 채널 출연과 겸직 허가 없이 235회 강연, 라디오, 방송, 저술, 칼럼 기고 등으로 8947만원을 소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연료 없이 출연한 인터넷 방송도 특정 시간대에 주기적으로 촬영한 만큼 겸직 허가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감사원이 판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재단은 2022년 7월에서야 시간당 40만원, 총액 6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금지한 임직원 외부 활동 사례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궤도는 2022년 하반기에만 외부 강의 등을 통해 규정된 금액보다 880만원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궤도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업무에 소홀한 적은 없으며, 지난해 8월 재단 측에 사직 의사를 밝혔으나 감사가 시작돼 사직을 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미흡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써서 관련 규정을 잘 몰랐다"며 "감사원 결과를 인정하고 처분받겠다"는 의사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궤도를 정직 처분할 것을 재단에 통보하고 재단은 이를 따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재단은 징계 수위 등은 자체 감사를 통해 결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