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가자 전체 전장서 백병전으로, 도처에 부비트랩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근 10년 만에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벌어질 전투 양상에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전차와 군용 차량들이 가자지구 인근에 집결했고, 36만 명의 예비군이 부대에 합류하기 위해 이동했다.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의 시가전 연구원장 존 스펜서는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공·해·지·우주)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선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서 군인들에게 연설하며 "하마스는 현상의 변화를 원했고 변화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있던 것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문가들은 가자지구에서의 전투가 칼, 검, 창, 총 등의 장비를 갖추고 적군과 몸으로 맞붙는 백병전(白兵戰)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며 결코 이스라엘군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 통제소를 노리는 동시에 가자지구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 전략안보연구소의 알렉산더 그린버그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이스라엘의 공격은 무엇보다 하마스 지휘 통제소와 그곳의 병력을 목표로 할 것이며, 모든 곳에서 발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가 서울 반 정도 크기라는 점, 인구 밀도가 높아 건물이 빽빽하다는 점, 그리고 내부 도로망이 '가자 지하철(Gaza Metro)'로 불리는 조밀한 지하 터널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전이 불가피하다. 또 건물과 부비트랩 폭발로 인한 잔여물로 가시거리도 짧고, 군인과 민간인 구분도 쉽지 않다.
하마스는 2007년 이스라엘이 6m 장벽을 세워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후 외부와 연결을 위한 지하 터널을 만들어 왔다. 일부 터널의 깊이는 지하 40m에 달한다.
아울러 하마스가 설치한 각종 부비트랩(폭발물 함정) 때문에 가자지구 전체가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군사정보 기관 제인스의 지상전 전문가 앤드루 게일러는 "도처에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360도 전장'"이라며 "부비트랩 때문에 성가신 장비를 가져오는 폭탄 처리 전문가를 데려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포를 사용하면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일부 경계병들을 죽일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엄폐물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마스는 이스라엘군과 전면전보다는 지형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마스는 과거 이스라엘군과 충돌했을 때 사제폭탄(IED), 터널, 심리전, 비대칭전 등을 활용하는 법을 배웠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아울러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특성을 이용해 건물 사이에 로켓 발사 장소를 두거나 민간 구조물에 무기와 지휘 통제소를 숨겨 이스라엘군이 찾아내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알자지라는 "하마스는 과거 사상자를 내고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방해하는 사제폭탄의 효율성을 배웠다. 이후 하마스는 사제폭탄 무기고에 통합해 이스라엘 군용 차량, 순찰 및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했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 공격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전술이 다시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수판 센터의 연구 책임자 콜린 클라크는 아이뉴스 UK에 "하마스는 자신의 터널을 암기하고 있다"며 "부비트랩에 갇힌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러한 지형에서 전투를 준비하려면 이스라엘은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내에 있는 인질들도 이스라엘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할 경우 인질을 한 명씩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50명을 포함해 150~180명의 인질을 가자지구에 묶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터널을 폐쇄하면 퇴로가 막혀 오히려 하마스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이스라엘군 역시 과거 전투를 통해 전략을 세웠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스라엘 안보 분석가 요니 벤 메나헴은 아이뉴스 UK에 "보안 의무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스라엘은 도시를 침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며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근처 군부대 사령관 출신으로, 가능한 한 적은 사상자를 내고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4년 지상 침공에서 교훈을 얻었다. 당시 가자지구에 들어간 차량은 보호되지 않았고, 군인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어쨌든 큰 병력을 이끌고 가자지구에 들어간다면 정말 조심하더라도 사상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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