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배당금 드려요”…노후자금 노리는 유사수신 사기 '주의'

가짜 지급보증서 사례. 사진=금융감독원

# 은퇴 후 귀농에 관심이 있는 A씨는 귀농 박람회에 참석했다. 그러다 6000만원을 투자하면 인삼 재배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월 100만원의 확정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한 영농조합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들은 투자금을 3년후 전액 반환(100% 원금보장) 해줄 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사인 00보증금융사(사칭)의 지급보증서를 발급·교부해준다고 A씨를 안심시켰다. A씨는 이들에게 은퇴자금 중 6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수익금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영농조합은 연락이 두절됐다.

# B씨는 지인의 소개로 참석한 투자설명회에서 친환경 종이 판매와 해외 선물 거래로 확정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업체의 광고를 접했다. 해당 업체는 원금 보장을 위해 지급보증서도 발급해주겠다며 거액 투자를 유도했다. 모집 수당을 미끼로 지인 소개를 권유하기도 했다. B씨는 2600만원을 투자하고 가족을 포함해 7명을 소개했다. 이후 업체는 연락이 두절됐다.

11일 금융감독원은 고령층의 노후자금을 노린 불법 유사수신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올 상반기 불법 사금융 피해자 중 60세 이상이 36.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불법 업체들은 고령층이 은퇴 후의 삶에 관심이 높은 점을 이용해 은퇴 박람회나 현장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접근했다. 조합 사업을 가장해 평생 연금처럼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현혹하며 자금을 편취했다. 실제로 일정 기간은 수익을 지급하며 재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금융회사를 사칭하며 가짜 지급보증서를 제공한 불법 업체도 있었다. 노인들이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지인들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모집 수당을 주면서 주변 지인, 가족 등에게 투자를 권유하도록 한 사례도 드러났다.

가상자산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노려 가짜 전자지급거래 플랫폼 등을 이용, 코인·캐시·포인트 등으로 수익금이 지급된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협동조합, 영농조합 등 조합 사업을 가장하여 매월 배당금 지급을 약속하는 등 상식에 맞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는 불법적인 유사수신행위일 가능성이 높다”며 “유사수신 행위가 의심되면 투자 권유 등 관련 증빙자료(녹취·문자메시지 등)를 확보해 수사기관 또는 금감원에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