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문학상' 문경민 작가·교사 "'지켜야 할 세계', 선생님들에 지지받는 소설이었으면"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제1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문경민(47) 작가는 "이번 소설은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선생님들에게 지지받는 소설이길 정말 간절하게 바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11일 혼불문학상 수상작 '지켜야 할 세계' 출간을 맞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문 작가는 "교사이자 소설가인 내가 언젠가 한번은 써야 할 소설이었다"며 "아마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문 작가는 서울 서초구 언남초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초등교사이기도 하다. 6학년 담임이자 5년째 학교폭력 담당 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직업이라는 건 하나의 세계"라며 "나에겐 소설가의 세계와 교사의 세계같이 있고 학교라는 인프라 안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출간작 '지켜야 할 세계'는 그의 세계 중 하나인 교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퇴직을 앞둔 60대 중등 국어 교사인 윤옥의 죽음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한 교사의 삶을 통해서 '사람의 구원은 어디 있는가'에 대해 다룬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은희경 소설가는 "한 가족의 불우한 서사와 불온이라 낙인찍혔던 노동운동사가 함께 맞물려 있는 작품"이라며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돌봄'의 방식을 유려한 세목과 안정감 있는 문장으로 구현한 한편 삶의 태도 어떻게 발현되는지 끈질기게 탐구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이전에도 교권 침해는 있었지만 점점 사람들이 그 안의 야만성과 잔인성을 상대방을 드러내는 일이 많아졌다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학교가, 그리고 우리 세상이 본질을 회복했으면 좋겠어요. 교사는 가르치는 일을 잘하고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를 신뢰해서 당면한 문제를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해요. 담당 교사나 학교에는 어떤 재량권과 안전장치가 주어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소설이 당선된 후인 지난 7월18일에는 문 작가가 근무하는 학교 인근인 서이초에서 젊은 교사가 세상을 떠났다. 서이초 교사의 49제에서 문 작가는 직접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다만 문 작가는 "이번 소설은 7년 전 쓰기 시작한 이야기"라며 "독자들이 서이초 교사의 일을 반영해 소설을 쓴 것으로 여길까 걱정되기도 했다. 교권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소설은 그보다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은 문 작가가 2016년 등단 직후부터 구상했던 이야기다. '택수의 세계'부터 '성스러운 복도' 등 제목은 물론 주인공의 성별까지 계속 고쳐가는 가운데 공모전 투고를 이어왔고 마침내 올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려 세상에 공개됐다.
"긴 시간 동안 저와 함께 했던 소설인 '지켜야 할 세계'는 '야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공 윤옥을 보면 어떤 문제에 굴하지 않고 야성으로 뛰어넘거든요. 제가 학교 현장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도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교사로서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아요."
문경민은 교사 생활을 하던 중 마흔이라는 나이에 소설가로 등단한 늦깎이 신인이다.
그는 "2002년에 임용된 후 2013년까지 정말 열심히 교육 현장에서 일했는데 그즈음 딸이 자폐 장애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장애인 가정이라는 정체성이 생겼고 자폐 장애라는 것이 쉽게 나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원한이 생기게 됐다. 그 시점에 소설가로서의 삶을 준비하게 됐다"며 등단 과정을 설명했다.
서이초 사건에 관해서는 여전한 무거운 심경을 전했다. "서이초가 근무하는 곳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보니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문 작가는 "소설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도 49제와 그 이후의 마음, 소설과의 관계에 대해 적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출간 소식에 어떤 선생님께서 지금 이 소설이 나와줘서 고맙다고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그 말이 제 마음에 많이 다가왔어요. 그런 의미에서 학교 선생님, 교사가 되고 싶은 이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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