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70곳 추가 공습…희생자 2000명 넘어
가자지구 진격 준비 본격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나흘째인 10일 하마스가 통치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며 보복 작전을 벌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의 희생자는 2천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36만명 규모의 예비군 소집령을 내리고 가자지구 진격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하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항공기를 동원해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내 70여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전쟁 나흘째까지 공습한 곳을 누적으로 따지면 2320곳이 넘는다. 가자지구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군의 항공기가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주택 지역을 공습해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숨지거나 다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현지 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시티의 사브라 지역에서 5명이 숨졌다.
소셜미디어에는 가자지구 현지 주민들이 도움을 호소하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폭격으로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폐허로 변한 모습, 구조대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무너진 건물 더미에 50명 이상의 사람이 매몰된 영상도 올라왔다. 유엔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20만여명이 집을 잃고 거리를 헤매거나 학교 등에 마련된 임시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병원 영안실에는 몸에 이름이 적힌 많은 시체가 들것에 실린 채 빼곡히 놓여있다. 영안실 관계자는 “계속 들어오는 시체를 놓을 자리가 부족하다“며 유족들에게 서둘러 주검을 찾아갈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임시 피난처로 쓰이던 관공서 건물도 이스라엘군의 공습 대상이 됐으며, 겨우 살아남은 주민은 “가자지구에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 간부 대원 두 명도 숨졌다. 내무 당국자 1명과 자금 관리 당국자 1명이 숨졌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무력충돌이 발생한 이후 하마스 간부급 대원 사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생자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에서 숨진 이는 1200명으로 증가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이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당국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900명 넘게 숨졌고 46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외교부는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거주시설 2만2600채와 의료시설 10곳, 학교 48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으로 사망자만 2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작전을 위해 2014년 가자전쟁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되어 군사작전에 나서면 더 많은 희생자가 속출할 우려가 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을 위해 예비군 병력 36만명의 소집령을 내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군 주둔지에서 장병들을 직접 만나 사기를 북돋웠다. 그는 장병들에게 “하마스가 변화를 원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가자 지구에 있었던 것은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하마스 말살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또 “우리는 공중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곧 지상전 공격도 이어질 것”이라고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의 진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지역이 아닌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으로도 번졌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지난 7일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 21명이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해 숨지고 130명이 다쳤으며, 동예루살렘에선 팔레스타인 주민 2명이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다 총에 맞아 숨졌다. 하마스의 우호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쏜 로켓이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떨어졌으며, 이스라엘군도 반격에 나서면서 한때 포격전이 벌어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를 “순전한 악”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블링컨 장관은 11일 출국해 이스라엘 현지에서 고위 인사들을 만나 “연대와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국무부가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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