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전비 조달하던 하마스, 이스라엘 경찰에 ‘덜미’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상자산 지갑(월렛)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국제 금융 제재망을 피해 최근까지 가상자산으로 전쟁자금을 모금해왔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경찰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계정을 동결 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이스라엘 경찰 소속 정보전 부대인 ‘라하브 433’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공조해 찾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경찰은 “전쟁 발발 후 하마스는 SNS로 대중에게 계좌에 가상자산을 입금해달라고 모금 활동을 벌여왔다”면서 “당국은 바이낸스의 공조로 해당 계좌를 찾아 동결하고 자금을 국고로 몰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하마스가 기부금 모금을 목적으로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에 개설한 계좌 일부도 동결했다고도 전했다.
미 당국의 제재로 국제 은행망을 통해 자금 조달이 불가했던 하마스는 그동안 제재망을 회피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이용해 전비를 조달해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상자산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모금해왔다. 특히 가상자산 분석업체 비트오케이(BitOK)는 하마스가 최근 1~2년 사이 4100만달러(550억원)어치 이상의 가상자산를 송금 받았다고 추산했다.
미 정부에 테러단체로 지정되면서 돈줄이 막힌 하마스는 중개자 없이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상자산을 모금이나 자금 이전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공개돼 수사당국에 자금을 쉽게 추적당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비트코인 기부금 모금을 해온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이스라엘과 미국 수사당국이 거래 내역을 추적하자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통한 모금을 중단하기도 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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