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보다 더한 현수막 공해…상반기에만 2733톤 폐기

이지현 기자 2023. 10. 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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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국회 앞에 내걸린 정당 현수막들. 〈사진=이지현 기자〉

올해 상반기에는 선거철보다 더 많은 양의 현수막이 내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부터 정당 정책과 정치 현안을 담은 현수막이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생긴 일입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발생한 폐현수막은 1314.8톤이었습니다.

2분기(4~6월)에도 1418.1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폐현수막 양만 해도 2732.9톤에 달하는 겁니다.

한 분기만 두고 보더라도 선거철에 발생한 폐현수막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1~4월 대선 기간 발생한 폐현수막은 1110.7톤이었습니다.

지난해 5~7월 치러진 8대 지방선거에서는 1557.4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습니다.

옥외광고물인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신고하고 게재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국회가 정치 현안에 관한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신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법을 개정했고, 올해부터 법이 시행되면서 폐현수막이 크게 늘고 있는 겁니다.

민원도 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바뀐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기 전 민원은 6400건. 법 시행 후 3개월 동안의 민원 발생량은 1만4200건으로 120%가량 늘었습니다.

현수막은 환경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현수막 재질은 폴리에스테르, 테드롱, 면이 합성돼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썩지 않고, 태우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됩니다.

그런데도 최근 5년간 현수막 처리현황을 보면 재활용되는 현수막은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보관되다가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많은 현수막이 내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에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대수 의원은 "국회 입법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6개월 후로 제22대 총선이 다가온 만큼 정당별 현수막 발생량을 통계조사에 추가하고, 현수막 제작·판매자에게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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