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열 3위 하원의장 선출 코앞인데…누구 하나 217표 얻을 사람이 없네

미국시간 11일 오전 후보 선출한 뒤 투표 시작
트럼프·공화당 강경파 ‘조던’ 지지 vs 중도파 ‘스컬리스’ 지지
누가 후보돼도 ‘매직넘버’ 217표 확보 어려워, 의장 선출 지연 우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셧다운 갈등으로 사상 초유의 해임안이 통과되고, 공석이 된 미국 서열 3위 공화당 하원의장 선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의원들은 11일(현지시간) 오전에 하원의장 후보를 정한 뒤 투표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매직넘버’인 217표를 얻을 수 있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와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10일 NBC뉴스, CNN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오후 5시 비공개 총회를 열고 두 후보자의 정견 발표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다음날 오전까지 하원의장 후보를 정해야 하는데, 미국 언론은 누구도 확실한 과반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NBC뉴스는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중도 우파와 경합주 의원들 일부로부터 지지를 얻었고,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공동설립자인 조던 위원장을 지지하는 반면, 경합주 의원들은 스컬리스 지지로 기울고 있다. 트럼프와 가까운 조던 위원장이 하원의장이 될 경우 내년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에 우호적인 의원들은 오랜 정치적 라이벌인 스컬리스의 하원의장 선출을 경계해 온건파의 지지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하원은 공석 2석을 제외한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 총 433명의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후보자가 하원 의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217표가 필요하다.

현재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민주당과 의석수 차이가 적어 5명의 반대표만 나와도 공화당 후보를 하원 의장에 당선시킬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은 공화당의 분열로 올해 초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당선 당시처럼 혼란스러운 정국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미 의회는 11월 17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하원 의장 공백으로 인해 업무가 멈춘 상황이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은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높아지면서 하원 기능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