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2' 커스틴 펄펄 나는데 '강철부대3' 용병들은 뭐하고 있나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10. 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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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돌아온 ‘스우파2’와 ‘강철부대3’, 그 효과 갈린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그래미 시상식 공연 아냐?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에서 펼쳐진 화사 신곡 '칠리(Chili)'시안 미션에서 커스틴을 리더로 하는 외국인 크루인 잼 리퍼블릭이 퍼포먼스를 할 때 순간 착시가 들었다. 과감한 춤동작은 물론이고 가사에 맞춰진 섬세한 안무까지 연신 다른 크루 댄서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화사 역할을 맡은 커스틴은 중간점검 때 구성이 단조롭다는 화사의 코멘트를 듣고 화사가 지금껏 해왔던 무대들을 참고해 완전히 새로운 안무를 가져왔다. "시상식 같아 무슨.." 원밀리언의 도희가 한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 장면만 떼어 놓고 보면 해외 시상식 공연 같은 글로벌 한 느낌이 물씬 배어났기 때문이다.

<스우파2>는 이번 시즌에 글로벌을 지향하며 일본 크루 츠바킬과 영어권 크루 잼 리퍼블릭을 서바이벌에 참여시켰는데, 그 효과는 분명하다. 아쉽게도 츠바킬은 첫 번째 탈락팀이 됐지만 이 팀의 리더 아카넨이나 레나, 유메리 같은 댄서들은 국내 팬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투표를 받는 시스템을 추구하면서 츠바킬 댄서들은 탈락했어도 저마다 확실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성과를 가져갔다.

잼 리퍼블릭은 남다른 탄력과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이번 <스우파2>가 글로벌 서바이벌이라는 걸 확실히 인지시켰다. 리더 커스틴은 독보적인 인물로서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춤을 출 때 예쁘장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반전매력을 보여주는 오드리와 아프리칸 리듬에 독보적인 표현을 보여주는 라트리스 같은 인물들이 힘을 더해주며 잼 리퍼블릭은 서바이벌마다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줬다.

K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예능 프로그램의 글로벌 지향은 시즌3로 돌아온 채널A <강철부대3>에서도 똑같이 시도되었다. 미 해군 특수전 부대 네이비씰과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두 부대 출신들이 뭉쳐 미국 특수부대 연합팀으로 서바이벌에 참여했다. 이들은 등장부터 압도적인 피지컬로 시선을 끌어모았고, 타 부대원들을 긴장시켰다.

특히 네이비씰이 UDT의 모델이고, 실제로 미 특수부대팀 중 한 명인 이안은 UDT를 가르친 적이 있다며 "약하고 겁 많은 친구들"이라는 비하 발언을 했다. 또 UDT가 "네이비씰처럼 되고 싶겠지만 될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미 특수부대팀의 리더 카즈는 정장을 입고 등장한 육군첩보부대(HID)를 보고는 "칵테일 마시러 파티 가는 젊은 모델들처럼 보였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대 팀을 낮잡아 보는 거친 멘트들은 물론 <스우파2>에서도 초반에 의도적으로 들어간 내용들이다.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인 편집이 있었던 것.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러한 멘트에 걸맞는 실력을 확실히 보여줬는가 하는 점이다. 아쉽게도 <강철부대3>의 미특수부대 연합팀은 사전 탐색전으로 치러진 해상사격에서도 또 최강요원 선발 미션에서 첫 번째로 치러진 참호격투에서도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자존심을 챙긴 건 해상폭탄제거작전에서였지만, 그것 역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결과라고 보긴 어려웠다.

<강철부대3>에서 미 특수부대팀의 면면이 다른 팀원들에 비해 각인되지 않는 건 예상만큼 이들의 존재감이 확 드러나는 장면들이 나오지 않아서다. 예를 들어 해상폭탄제거작전에서 '침착한 리더십'을 보여준 707 홍범석이나 탈락자를 놓고 벌인 데스매치에서 악바리 근성을 보여준 UDT 정종현 같은 인물들이 더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

진정한 글로벌 서바이벌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지 외국인 출연자들이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는 확실한 실력으로 그 매력을 드러낼 수 있어야 글로벌의 진짜 효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커스틴 같은 매력적인 인물이 <강철부대3>의 외국인 출연자들에게서도 나와야 될 시점이다. 그게 아니라면 구색에 머물 수도 있을 테니.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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