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원전수 보고서 숨기곤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놔" 질타

천선휴 기자 강승지 기자 2023. 10. 1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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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초점] "사무관이 '사회적 이슈라 비공개했다'더라"
지영미 "비공개 몰랐다…복지위 제출 누락은 진심으로 죄송"
지명미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2023.8.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강승지 기자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용역 보고서 비공개 논란과 관련해 뭇매를 맞았다.

최근 해당 보고서의 존재를 알린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이 보고서로 굉장히 줄다리기 하고 씨름하면서 결국 보도가 나갔고, 질병청이 어젯밤 거의 11시에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면서 "그런데 그 자료조차도 굉장히 허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이 지적하는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질병청이 의뢰해 만들어진 연구 용역 보고서로, 대한응급의학회·대한재난의학회가 주관 기관으로 참여하고 방사능 재해 전문가인 최대해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았다.

연구 용역은 2021년 12월 27일 시작돼 2022년 5월 25일까지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연구용역에 착수해 윤석열 정부에서 사업이 종료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건 연구가 시작되기 8개월 전인 2021년 4월이다.

해당 보고서에는 "100mSv(밀리시버트)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이 아직 인체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방사선 피폭선량이 현저히 늘어갈 것이므로 실제 인체 내에서 발병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또 △삼중수소의 인체의 유해성은 확실한 연관관계가 없으나 원전주변에서 농도는 유의미하게 높게 측정되므로 관리 필요 △ALPS의 정화능력에 대해서는 검증된 바가 없으므로 신뢰하기 어렵고 최근에 여러 고장사례들이 언론에서 보도 △어종에 대한 오염은 확실히 확인은 되나 극히 미미하며 심해어종에 경우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음 등의 결과를 제시하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위 결론들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따른 국민 건강영향평가를 전향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우려하던 모든 것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공식 연구 보고서를 통해서 확인됐는데 질병청이 이를 숨겼다"면서 "그러면서도 질병청은 비공개 설정한 것이지 연구 결과를 숨긴 것이라고 해명하더라"고 질타했다.

이어 "비공개 설정한 것에 대한 법률적인 근거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호라고 들면서 그 법률에서 몇 마디만 떼오더니 법률 해석을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며 "의사결정 과정 진행 중이어서 비공개 결정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심지어 '국민 혼란 가중할 수 있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며 언론을 압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지 청장은 "용역사업 결과를 비공개로 설정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강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한 후 알았다"고 답했다.

질병청이 최혜영 의원실에 보낸 '비공개 용역 보고서 공통 요구 자료 누락 사유서'. (최혜영 의원실 제공)

하지만 강 의원은 더 센 질타를 이어갔다. 강 의원은 "보도자료 낸 것에는 법적으로 비공개 했다고 했는데 처음 질병청 사무관이 답하길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안이라 비공개했다'고 하더라"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정부 공식 용역 보고서도 비공개를 하냐"고 지적했다.

또 최혜영 의원실에서 국감 전 비공개 연구 용역 보고서 목록을 요구했지만 해당 보고서만 제외해 제출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 청장이 고개를 숙였다.

지 청장은 "최 의원께서 요구하신 비공개 용역 과제 리스트에서 누락된 것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의적으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보고서를 언제 보고 받았는지, 어디까지 보고가 됐는지도 쟁점에 올랐다.

지 청장은 "6월 정도에 이러한 용역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 받았지만 최근까지 깊이 인식을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공개 결정은 누가 했느냐"는 질문에는 "작년에…"라며 말을 흐렸다. 지난해는 질병청을 백경란 전 청장이 이끌었다. 그러면서 "백 청장도 기억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둘러댔다.

또 "대통령실, 국무조정실 등 타 기관에 보고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무조정실에는 공유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강 의원에 따르면 질병청 담당 과장과 통화한 결과 대통령실까지 보고가 됐다고 답변이 왔다. 하지만 7분 뒤 "대통령실에 보고된 건 확실하지 않다"는 연락을 다시 받았다.

강 의원은 지 청장에게 이를 다시 묻자 지 청장은 "대통령실 보고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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