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해설가도 감독도 최고였던 김세진의 행정가의 삶 3개월은? “호기심이 많아 도전...현장과 적극 소통하며 많이 배우겠다”
선수 시절엔 한국을 대표하는 오른쪽 공격수였다. 1994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에서 공격상을 받으며 별명은 ‘월드스타’가 됐다. 지금은 각종 분야에 월드스타가 존재하지만,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월드스타라는 칭호를 받은 스포츠 선수일테다.
현역 은퇴 뒤 방송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후에도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에 경기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해설로 최고라는 평을 받았다. 코치를 거치지 않고 2013년 창단한 OK금융그룹의 초대 사령탑을 맡고나선 창단 2,3년차(2014~2015, 2015~2016)에 V리그 챔피언 결정전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김 본부장은 “제가 호기심이 많다. 오랜 기간 선수로, 감독으로, 해설가로 활동했으니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행정가라는 또 다른 분야를 선택하게 됐다”면서 “3개월 간 KOVO에 매일같이 출근하며 일해 보니 선수, 해설가, 감독 때는 알 수 없었던 행정 업무를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다. 지난 7월말에서 8월초 열렸던 구미 KOVO컵 때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게 아니라 발로 뛰어다니며 일했다. 이제 곧 열릴 6개월여 간의 대장정인 V리그의 예행연습을 치른 셈이다”라고 지난 3개월을 돌아봤다.
김 본부장은 “국제경쟁력 강화는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가 운영본부장으로 있기에 선수들의 기술적인 얘기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만큼 조언을 하자면, 한국 배구의 뿌리가 되는 유소년 배구를 키워야 한다. 신장 좋고 운동능력 뛰어난 어린 친구들이 배구를 선택할 수 있게끔 터전을 만들어야 하고, V리그 구단들이 연고지 초중고교들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모두가 100% 만족할 수 없는 제도란 건 없는 만큼, 보완해 나가며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인 구단들에게 이익을 포기하고 과감한 투자를 하라는 게 어불성설일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의 이익이 아닌 10년, 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투자를 해야한다. 국제경쟁력 떨어지면 그 종목 인기는 떨어진다. 배구를 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면 리그 자체가 완전 무너지게 된다. 결국 답은 유소년 선수들 육성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이 당분간 지도자 복귀에 대한 생각을 접고 KOVO에 들어온 것도 유소년 육성 등 배구 관련 제도와 행정을 만질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그는 “선수도 해보고, 감독도 해보고, 해설까지 다 해본 사람이 몇 명 없다”라면서 “KOVO에 와보니 각 구단들이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언젠가 다시 현장 지도자로 복귀한다면 지금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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