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 선거 D-1 공화당, 분열 지속…후보 결론 못 낸듯
미국 하원의장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이 후보 선정 절차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 역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후임 의장 선출도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하원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비공개 총회를 개최했다. 의장에 출마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정견 발표를 하고,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은 11일 오전 의장 후보를 확정해, 하원 전체회의를 열고 표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의장 후보 한 명을 중심으로 단합하기를 기대하며 회의에 참석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의원들 중 상당수는 두 후보 중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극우 성향이지만 이번에 매카시 의장 해임에는 반대표를 던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어느 쪽도 217표(과반)를 확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장으로 재추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매카시 전 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의원들에게 제발 나를 추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화당 후보가 누가 되든 하원의장 당선 요건인 과반 획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은 그들이 피하고 싶었던 지난 1월의 하원의장 선출 지연 싸움이 재연되는 것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당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 등의 반대로 15차례 재투표를 치러야 했던 상황을 지칭한 것이다.
이에 매카시 의장 해임에 찬성한 공화당 강경파 8명의 표심이 주목받고 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중도 우파와 경합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조던 위원장은 다양한 보수 계파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초유의 하원의장 공백으로 의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하원의장을 조속히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회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이 만료되는 다음달 17일 전까지 본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 승인 문제도 걸려있다. 특히 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동 지역 불안이 커졌지만 임시의장 체제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하원의 난맥상이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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