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총통 선거 석달 앞, 야권 단일화 논의 최대 변수…제2야당 후보 “여론조사” 제안
미·중 대리전 성격으로 주목받는 대만 총통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 선거 막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이견이 존재해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대만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총통 후보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3차례 정책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제안했다고 타이완뉴스 등이 11일 보도했다. 이 같은 단일화 과정을 거쳐 여론조사에서 앞선 후보가 총통 후보가 되고, 남은 후보가 부총통으로 함께 출마해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 커 후보의 제안이다. 커 후보 측은 선거 일정을 고려해 이달 말까지는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국민당도 야권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주리룬(朱立倫)국민당 주석은 지난 4일 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민중당과의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고 대중도 원하고 있다”면서 “후보자들이 속히 만나기를 희망하며 공동의 정치적 이상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연합 결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단일화 논의는 야권 분열에 따라 두 후보가 모두 선거전에서 고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야 3당의 후보가 확정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이 후보는 최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로 두 후보에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으며,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서는 40%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지율이 20% 안팎에 머물고 있는 두 후보로서는 단일화 없이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ET투데이 뉴스클라우드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당과 민중당이 후보를 단일화 할 경우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어떤 조합으로 총통과 부총통 후보를 맡든 지지율이 라이 후보에 5%포인트 가량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반중 성향의 집권 여당과 친중 혹은 중립 성향의 야권 후보들간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관건이다. 허우유이(侯友宜) 국민당 총통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여론조사는 참고가 될 수 있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단순히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허우 후보가 커 후보에게 약간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연립 내각 구성 문제 등에 대한 합의도 양측이 단일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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