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최고의 크랙' 아자르, 레알 입단 후 몸값 2000억→70억 대폭락...32살의 나이에 현역 은퇴
[포포투=오종헌]
에당 아자르가 32살의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아자르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자기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절한 시기에 멈추라고 말해야 한다. 16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고, 700경기 이상을 치렀다. 그리고 나는 이제 현역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유럽 무대 그리고 세계 곳곳의 많은 경기장에서 뛰며 꿈을 이뤘고,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자르는 "나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사람들, 감독들, 그리고 팀 동료들을 만났다. 특히, 내가 뛰었던 릴, 첼시, 레알 마드리드 구단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물론 벨기에 축구대표팀에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한 나의 가족, 친구들, 고민을 들어주고 좋은 시기와 나쁜 시기에 늘 내 옆에 있어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뛰었던 모든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응원해준 팬 여러분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이제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쏟고, 새로운 경험을 할 때다. 경기장 밖에서 만나요!"라고 마무리했다.
1991년생 벨기에 출신인 아자르는 유소년 시절 일찌감치 벨기에 무대를 떠나 프랑스 릴에 입단해 축구를 배웠다. 그리고 그곳에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아자르는 프랑스 리그앙에 데뷔했을 때 나이가 16세 10월 17일에 불과했다. 그만큼 그는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아자르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그리고 2011-12시즌에는 리그앙 38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20골 16도움을 기록했다. 아자르는 득점 3위에 올랐고, 도움왕을 차지했다. 이러한 아자르의 성장세를 눈여겨본 첼시가 관심을 드러냈다. 결국 2012년 여름 3,500만 유로(약 498억 원)의 이적료로 영입에 성공했다.
첼시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여전히 뛰어난 활약을 이어갔다. 엄청난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모습에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크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아자르는 데뷔 시즌부터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9골 14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잉글랜드 무대에 정착했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8시즌을 뛰며 통산 352경기에 출전해 110골 92도움을 기록했다. 세 경기당 한 골을 넣었고, 공격포인트를 올릴 확률은 57% 수준이었다. 첼시는 아자르의 활약에 힘입어 2014-15시즌, 2016-17시즌 PL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1회, 리그컵, FA컵 각각 우승 1회를 차지했다.
개인상도 휩쓸었다. 2014-15시즌에는 PL 올해의 선수, PFA 올해의 선수를 모두 차지하며 리그 최정상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자르는 2018-19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고 52경기 21골 17도움을 올린 끝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당시 아자르에게 꾸준히 관심을 드러낸 팀이 있었다. 바로 레알이었다. 당시 레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실력과 스타성 모두 최고인 선수가 필요했다. 결국 레알은 1억 1,500만 유로(약 1,635억 원)를 투자해 아자르를 영입했고, 곧바로 호날두의 등번호였던 7번까지 물려줬다.
하지만 아자르는 레알 입단한 두 첼시 시절의 포스를 잃어버렸다. 특히 첫 시즌 개막 전부터 과체중 논란에 시달렸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한동안 뛰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 9월 중순 마침내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이 출전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그해 10월 초 그라나다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터뜨렸다.
공격포인트를 신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를 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자르는 이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에도 크고작은 부상,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으며 라리가 16경기 1골 6도움이라는 아쉬운 기록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이후에도 반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아자르는 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그 38경기밖에 뛰지 않았고, 3골 3도움에 그쳤다. 지난 시즌 6경기에 출전했는데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32분밖에 되지 않았다.
부상 문제가 심각했다. 아자르는 레알에 입단한 뒤 18차례 크고작은 부상을 당했다. 전력에서 이탈해 있던 기간만 합쳐도 450일 가량이다. 레알에 있던 시기보다 두 배는 더 오래 뛰었던 첼시 시절에도 부상은 있었지만 2015-16시즌 막바지 5주 정도 결장할 걸 제외하면 시즌 도중에 3주 이상 장기간 이탈한 적이 없다.
그렇게 아자르는 레알에서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고,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때마다 아자르는 팀에 남아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실제로 경기에 많이 뛰지는 못했다.
결국 아자르는 레알을 떠나게 됐다. 레알은 지난 6월 초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아자르와의 계약을 오는 6월 30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아자르와 그의 가족의 새로운 무대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아자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은퇴할지 고민할 것이다. 레알은 아자르와의 계약을 1년 먼저 해지하면서 막대한 연봉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자르는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매치인 '엘 클라시코'를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올 시즌 엘 클라시코는 5번 있었다. 아자르는 모두 벤치만 지켰다. 그나마 지난해 여름 프리시즌 기간 레알과 바르셀로나의 친선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던 당시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시장가치 1억 5,000만 유로(약 2,131억 원)에 육박하던 선수였다. 그러나 레알에 합류한 뒤에는 끊임없이 몸값이 추락했고, 결국 올해 6월에는 500만 유로(약 71억 원)에 불과했다.
이후 아자르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 몇몇 팀들에서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협상 단계까지 이어지지는 못했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레알은 아자르를 대신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등번호 7번을 물려준 상태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