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특급 포수->드래프트 낙방->대학 영입 1순위, ‘프레이밍 왕’ 포수 이장희의 두 번째 도전 [베이스볼코리아]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0. 11. 12: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실패한다. 영화 속 괴력의 히어로도, 세상 이치에 통달한 선각자도, 전지적 위치의 지도자도 좌절하고 넘어진다.

지난달 14일 열린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그랬다. 프로 지명을 꿈꾸는 야구 영웅들에겐 고난의 연속이었다. 110명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마다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울었다. 그렇다고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도전하고 맞붙어 볼 장은 언제든 열려있다.

지명이 끝난 뒤, 누구보다 뜨겁게 타오른 이가 있다. 백송고 포수 이장희다. 110명의 이름이 모두 호명되자 곧장 배트를 집어 들었다. 이장희가 향한 곳은 훈련장이다. 미지명의 아쉬움보단 두 번 실패하지 말자는 각오가 이장희를 훈련장으로 이끌었다.

백송고 포수 이장희. 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밝게 웃으며) 크게 아쉽진 않았습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하지 못해 생긴 일이기에 아쉬움보단 오히려 자책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친한 친구들이 지명돼서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보니 조금 부럽긴 했습니다(웃음). 그런 부분이 절 더 자극했고 대학에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했죠.” 이장희의 말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전도유망한 포수 자원으로 통했다. 준수한 타격 능력에 탈고교급 프레이밍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수도권 A 구단 스카우트는 “강점은 수비다. 탈고교급 프레이밍 능력과 볼 배합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어느 팀에 가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밝혔다. 또 한 구단 스카우트는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스윙으로 평균 이상의 타격 에버리지도 기대해 볼 만한 타자”라고 평가했다.

수비보다 더 빛나는 건 학습 능력이다. 경기 전 상대 타자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학구파로 유명하다.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면 밤새 영상을 돌려본다는 그다. 이장희는 “시합 전엔 항상 상대 팀 영상을 보면서 분석을 많이 하는 편이다.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이나 타구 방향 등을 예상해 놓아야 안심하고 편히 잘 수 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부상->좌절’, 이장희 “후회 없이 도전할 것”
백송고 포수 이장희. 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시즌 초반 흐름은 좋았다. 7월 중반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4할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갑작스런 맹장 수술이 모든 리듬을 뒤바꿨다.

“시즌 초반 컨디션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4할(타율) 넘게 쳤거든요. 근데 전반기가 끝날 때쯤 서울고랑 연습 경기를 하러 가는데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더라고요. 병원에 가니 맹장이 터졌다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후유증이 오래갔어요. 한동안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죠.”

복귀 후 부상 여파로 타율 역시 급락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278. 4할 타율에 도전했던 그에겐 아쉬움이 남을만한 성적표다. “지명 날짜는 다가오지. 타율은 자꾸 떨어지지. 마음만 급해서 제 스윙을 가져가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또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장희는 그렇게 과거를 되돌아봤다.

이제 그의 도전은 대학 무대로 향한다. 이미 대학 지도자들이 주목하는 포수 자원이다. 지방 B 대학 감독은 “고교 시절부터 눈여겨본 포수”라며 “이미 이장희에 대한 관심이 높아 여러 학교에서 영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많은 학교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베이스볼 코리아 제공
최근엔 단점으로 지적됐던 송구 능력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깨는 원래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송구 정확도와 공을 던지는 과정에 있었다. 이장희는 “맹장 수술 후에 충분히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회복에 초점을 맞췄던 게 오히려 신체적 성장이나 힘을 쓰는 동작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 최근 구속을 재보니 130km/h 후반대까지 나왔다.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포수 이장희의 꿈은 명쾌했다. 모든 팀원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포수가 되는 것. 엄마 같은 포수 그리고 동료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흔히 포수를 안방마님이라고 부르잖아요. 저는 선수들이 언제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엄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투수가 흔들릴 때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포수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포수상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 김지우 에디터 press@baseballkorea.kr

베이스볼코리아는 한국 유소년 야구, 고교야구 등 학생 야구를 기반으로 KBO리그 유망주와 스카우트, 신인드래프트 소식을 전하는 야구 전문 매거진입니다. 한국판 ‘베이스볼 아메리카’를 표방하며 지난 2019년 3월 창간해 오프라인 월간지와 유튜브 방송, 온라인 매체를 통해 풍성한 야구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땀 흘리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과 현장 야구인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건전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베이스볼코리아의 지향점입니다. 2023년엔 ‘MK스포츠’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