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 남도영화제 시작한 이유는?…순천서 첫 개막
영화 97편 상영…개막작은 '땅에 쓰는 시'
순천 배경으로 한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특별섹션 마련
'남도스러움' 드러내는 주민참여형 영화제로 차별화
■ 진행 : 유대용 기자 ■ 제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전남영상위원회 박정숙 사무국장
◆ 박정숙> 안녕하세요
◇ 유대용> 가을을 맞아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는데, 가장 규모가 큰 행사가 남도영화제 같아요.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 박정숙> 영화제는 11일부터 6일 동안 진행이 되고요.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입니다. 남도 에브리띵이란 주제로
◇ 유대용> 남도의 모든 것?
◆ 박정숙> 남도의 모든 것을 보여줄 영화제를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유대용> 영화제 기획부터 준비는 언제부터 하신 거예요.
◆ 박정숙> 작년부터 시작됐고요. 전남은 굉장히 유명한 게 많은데 영화제가 없다. 그래서 영화제가 있으면 여러 가지로 풍성할 것 같다라는 의견을 주셔서 전라남도 제안으로 영화제를 하게 됐고요. 관광으로는 전남이 전국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영화와 관련된 데이터는 정반대였어요. 영화를 보는 횟수가 전국에서 거의 최하위권을 달리고 있고 인구 대비 극장수도 최하위를 달리고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영화제를 통해서 영화와 영상산업 기반을 함께 만들어 가보는 게 어떻겠냐가 영화제의 시작입니다.
◇ 유대용> 영화제가 있고 없고 차이가 좀 크나 보네요.
◆ 박정숙> 아무래도 영화제가 있다 보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이후 따로 극장을 간다거나 이런 것들이 연계가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유대용> 이 시작을 순천에서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 박정숙> 전라남도에서 공모를 했고요. 많은 지역에서 신청을 했는데 순천이 된 이유는 풍부한 인적 자원 그리고 편리한 교통 또 숙박이라든가 여러 가지 접근성이 있었고, 전남영상위원회처럼 관련된 기관이 순천에 오랫동안 있어왔고 또 미디어센터도 전남에는 순천에 유일하게 있습니다. 10년 넘게 지금 유지가 되고 있고 또 순천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도 있고 청암대나 제일대 웹툰학과도 있고 이런 인프라들이 영화제를 하기에 적절하다 이런 것들이 뒷받침이 돼서 순천으로 선정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유대용> 인프라가 있는 만큼 영화제만 있으면 되겠다.
◆ 박정숙> 네
◇ 유대용> 그런데 영화제만 전국에 200여 개가 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영화를 보는 문화도 많이 달라졌는데 영화제를 만드신 배경이 또 있을 것 같아요.
◆ 박정숙> 코로나를 겪으면서 영화를 보는 패턴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주로 집에서 많이 보게 되고 또 못 나가니까 그동안 밀린 영화를 또 많이 보게 되고 극장은 좀 횡했지만, 영화랑 더 밀착되는 시기가 됐던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전남이 영화 촬영지로 코로나 전보다 2배 이상 촬영지로서도 각광을 받았어요.
최근 개봉한 밀수라든가 이런 영화들은 여수 목포 순천에서 또 촬영이 됐고 그래서 오히려 코로나라는 시기가 전남에는 영화 산업을 부흥하는 그런 계기가 됐고, 영화제가 200개가 있고 부산영화제 전주영화 부천영화제 이렇게 큰 영화제들도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지역에서 기반을 한 영화제들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2-3일 동안 십여 편의 영화를 트는 것들도 그 200개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저희처럼 긴 시간 또 장편이나 단편을 한 거는 아마도 200개는 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목포 같은 경우에 국도 1호선 영화제라고 독립영화제가 있고요. 곡성에도 작년부터 생긴 섬진강 마을 영화제 한 3일 정도 하는데 이런 영화제들은 있으나 다양한 섹션별로 하는 것들은 사실은 남도영화제 올해가 가장 크고 처음이라고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 남도에 이런 영화제가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나 200개 안에서 남도의 특색을 좀 찾아서 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 유대용> 남도의 지역성은 뭐라고 보세요.
◆ 박정숙> 저는 중학교 때까지 여기서 자랐고 산과 들로 다니면서 굉장히 유년기를 자연 친화적으로 살았던 거 같아요. 이런 것들이 저의 감수성을 발달시키는데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저는 30년 가까이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지내왔는데 제가 어렸을 때 겪었던 자연에 대한 경험이라든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제가 영화를 찍는데 누구보다 장점으로 그 발휘되지 않았나 그래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찍었을 때 갖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제가 30대 40대를 거치면서 다시 고향으로 되게 내려오고 싶었는데, 여기에 오면 영화를 같이 찍을 사람이 없는 거예요. 촬영감독도 편집감독도 다 모시고 와야 되고 그래서 영화를 찍기에는 순천으로 내려오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 여기 와서 느끼기에 여기에서도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만 있다면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영화를 잘 찍을 수 있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시기에 전남에 와서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 자기들이 상상했던 거 이상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하나 있지만 영상 생태계를 좀 만들고 싶은 거예요.
창작자들이 여기서 창작할 수 있게 만들어서 작품들을 남도영화제 상영을 하게 되고 이후에 작은 영화관이 11개 정도 있는데, 지역에서 창작과 상영과 개봉이 같이 잘 이루어지는 그게 남도의 지역성이지 않을까? 그런 미래를 보고 영화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 유대용> 앞으로 영화제를 지속하려면 남도의 색채를 드러낸 작품도 많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그런 영화가 또 얼마나 있을지도 궁금하거든요.
◆ 박정숙> 순천이라는 도시가 너무 아름답잖아요. 그래서 순천과 어떻게 영화제를 담아낼 건가 고민을 하면서 김승옥 작가님의 무진기행이라는 소설이 1960년대 안개라는 영화로 개봉을 하게 됐어요. 영화 시나리오를 김승옥 선생님이 직접 쓰셨고 영화 OST가 정훈희 씨가 부른 안개라는 노랜데 이 노래 또한 김승옥 작가님이 작사가로 돼 있어서 올해 김승옥 작가 특별전을 준비했습니다. 무진이 사실은 순천이잖아요. 가상의 도시이긴 하지만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그런 영화들을 올해 상영을 하고 최근에 개봉한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도 무진기행의 모티브가 됐습니다. 헤어질 결심과 안개와 감자라는 영화를 틀고 김승옥 선생님도 직접 오시고 정훈희 가수도 오시는 그런 순천 특별 기획을 준비했고요.
또 하나는 자산어보나 밀수 등은 전남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남부군의 정지영 감독님과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님이 특별히 오셔서 남도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지역의 장점을 이야기해 주는 자리까지 마련했습니다.
◇ 유대용> 관람객들이 놓치지 않아야 할 꼭 봐야 할 부대 행사도 있을까요?
◆ 박정숙> 10월 15일에 전남도청 동부청사에서 3시부터 안개라는 영화를 상영하고 정훈희 가수의 안개 공연이 있고요.
◇ 유대용> 15일이요.
◆ 박정숙> 올해는 특별히 무료입니다. 첫 해이기 때문에 그래서 부담 없이 오시면 되고요. 오천그린광장에서 영화의 정원을 거닐다로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10월 11일에 개막식이 열립니다. 개막작을 상영하고요. 그리고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은 음악 공연이 함께 준비돼 있습니다. 콘서트와 영화가 같이 있는 정원 시네마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천그린광장에도 오시고 시청 옆에 있는 CGV에도 많이들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유대용> 무료라고 하셨으니까. 저도 한번 가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 박정숙> (웃음) 네
◇ 유대용> 남도 영화제가 나아갈 지향점이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정숙> 저희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같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도 로컬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영화제 6일 하고 끝나면 이 지역에서 계속 영화를 보고 싶고 또 어떤 영화를 순천에서 했지만, 여수나 광양, 목포에 돌아가서 자기 지역에 맞는 걸 풀고 싶은데 배급사에 어떻게 연락을 해서 지불을 하고 어떻게 파일을 받고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잖아요. 프로그래머의 역할인데 저희가 올해 지역에 7명을 모아서 강의가 다 끝난 상태입니다. 이분들이 고른 영화를 13일에 노랑극장에서 같이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잡고 있고요.
또 하나는 우리의 계절이라는 지역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을 5편 상영을 하게 됐습니다. 다른 영화제들은 영화제가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 워크숍 등을 통해 제작하고 그다음에 틀지만 저희는 10년 동안 미디어센터도 있었고, 또 저희 운영위원장님이 최수종 배우세요. 지금 12년째 전남 연기캠프를 운영하고 계세요. 거기서 만든 영화들이 참 좋은 작품이 많아요. 어디 내보일 데가 없었는데 이번에 다섯 작품이 영화제에 선보이고 친구들을 감독으로 데뷔시켜주는 첫 단추를 끼웠기 때문에 남도 영화제는 다른 지역보다 더 먼저 시민들이 참여하는 그리고 내가 주인인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유대용> 개막작과 폐막작도 소개해주세요.
◆ 박정숙> 폐막작은 경쟁 섹션이기 때문에 마지막날 결정이 됩니다.
◇ 유대용> 많은 작품들이 출품했다고.
◆ 박정숙> 장편 경쟁 섹션에 9편, 단편은 16편 이 중에 심사위원들이 다 보신 다음에 결정이 되면 폐막식 당일 확정해서 그날 상영을 하게 되고요.
개막작 자랑을 너무 하고 싶은데요. '땅에 쓰는 시'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정원에 대한 이야기예요. 대한민국의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선생님께서 버려진 땅들을 아주 따뜻하게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서울에 선유도라는 공원이 있는데, 저도 옛날에 갔을 때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 선생님께서 디자인을 하셨고 아산병원에 작은 자투리 공간을 만들어서 환자들이 그걸 보면서 치유하는 이 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반가운 소식이 있는 게 지난 9월 28일에 세계조경가협회에서 1년에 한 번씩 상을 주세요. 거기에 정영선 선생님이 선정됐고 국내 조경가로서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분의 삶을 볼 수 있는 개막작이 순천 오천그린광장에서 800인치에 달하는, 아마 순천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이즈일 텐데요. 상영을 하게 되니까 절대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유대용> 무료라고 했죠.
◆ 박정숙> 예. (웃음) 예 그리고 아까 말씀 한번 언급을 하셨는데 또 무진기행과 관련한 특별무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신 걸로 보여요. 한번 다시 좀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 유대용> 첫 영화제인 만큼 흥행이 참 중요한데 예상 목표 관람객 수는 어떻게 설정하셨어요.
◆ 박정숙> 비슷한 규모의 영화제가 울산 울주에 있는 울주 사랑 영화제가 규모라든가 예산 저희보다 물론 많긴 하지만 한 2만 명에서 3만 명 정도로 그쪽에서 추산하고 있어서 저희도 올해 그 정도는 오시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추정을 했는데 더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유대용> 영화팬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 박정숙> 영화제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영화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게 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많이들 오셔서 참가해 주시고 가을날 순천은 바람이 좋잖아요. 가을바람 쐬면서 산책하면서 영화제도 만끽하면서 저희 남도영화제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유대용>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전남영상위원회 박정숙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전남CBS 소민정 프로듀서 cbssopd@gmail.com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는 솔로' 영숙 vs 옥순 불화 생중계…SNS 대화 폭로까지
- 중국서 진주가격 폭등…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때문?
- 美104세 할머니,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8일 만에 영영 하늘로
- [인터뷰]비만학회 "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 찌는 이유"
- 헤어진 연인 보복 시도…말리던 8세 아들 살해한 40대 항소심 중형
- [단독]'예산 깎아놓고 발사체 개발?…'카르텔' 발언 후폭풍
- 尹 정부, '가루쌀' 보급 무리하게 추진…성과는 미궁 속
- 기재위서 '59조 세수 결손' 두고 전·현 정부 책임론 공방
- 법사위 국감 첫날…여야, '이균용·이재명·김태우' 난타전(종합)
- 안철수 측, 욕설 논란에 "시민 욕설을 유머로 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