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제작 합판에 숨겨 영국산 담배 호주 밀수출...‘담배 밀수왕’의 최후

박주영 기자 2023. 10. 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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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본부세관이 담배 밀수출범 일당이 특수제작한 합판 속에 숨겨둔 영국산 담배를 압수하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합판 2장을 붙여 담뱃갑 두께 정도로 만든 뒤 그 안에 외국산 담배 80만여 갑(시가 32억원 상당)을 숨겨 호주로 밀수출하려던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A(52)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세관은 공범 2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올해 1월 초에 중동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영국산 유명 담배를 구입, 국내로 밀반입한 뒤 특수 제작한 담배 밀수용 합판에 숨긴 뒤 호주로 밀수출하거나 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은 80만갑 중 40만여갑을 호주로 밀수출했으나 수송 중 국내에 남겨둔 40만여갑이 세관에 적발되는 바람에 범행에 실패했다. 호주로 밀수출된 40만갑은 우리 세관의 통보를 받은 호주 관세청에 압수됐다.

2023년 10월 11 부산 강서구 부산세관 신항지정장치장에서 부산세관 직원들이 합판에 숨겨서 호주로 밀수출을 시도하려다 압수된 담배 40만갑을 공개하고 있다. 세관은 담배 약 80만갑(시가 32억원 상당)을 합판에 숨겨서 담배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주로 밀수출을 시도한 일당 5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했다./김동환 기자

부산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합판 2장을 붙여 담배 1갑 두께로 만든 뒤 그 가운데에 담배를 숨길 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합판을 만들었다. A씨 등은 “특수합판 제작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국내에서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세관에 따르면 이 밀수용 합판 1장에는 담배 320갑이 숨겨진다. 80만갑을 숨기려면 합판 2500개를 만들어야 한다.

세관 관계자는 “이들이 밀수출한 담배는 영국산 유명 담배로 담뱃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호주에서 아주 인기가 높은 상품”이라며 “이 담배의 호주 현지 판매가는 이들의 담배 구매가의 8배쯤 돼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20년에는 담배 139만 보루(시가 566억원 상당)를 밀수입하다 대구세관에 적발됐고 이후 수배돼 도피생활을 하다 이번에 검거됐다. 세관 관계자는 “담배 139만 보루 밀수는 당시 단일 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며 “A씨는 담배 밀수왕이라 부를만한 담배 밀수 전문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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