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레프트태클’ 누군가[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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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의 핵심 포지션은 공격을 시작하고 게임 전반을 조율하는 '쿼터백'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 공격에 노련하게 대응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한동훈 10명'이 있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이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 방어에 헌신하는 '레프트태클 10명'이 있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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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의 핵심 포지션은 공격을 시작하고 게임 전반을 조율하는 ‘쿼터백’이다. 걸출한 쿼터백이 없으면 좋은 게임을 할 수 없어 이들은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다. 미국 미식축구리그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조 버로(5500만 달러), 4차례 MVP를 탄 애런 로저스(5027만 달러) 모두 쿼터백이다.
그러나 쿼터백만 있다 해서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쿼터백을 받치는 좋은 레프트태클이 있어야만 한다. 레프트태클은 상대의 공격으로부터 쿼터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쿼터백이 볼을 소유하며 공격 옵션을 택할 때 오른손 쿼터백의 ‘귀 뒷부분 좌측’은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사각지대)가 되는데, 이곳을 강력한 하드웨어와 이에 비례하지 않는 민첩성을 지닌 레프트태클이 지킨다. 맥킨지 시니어 파트너들이 쓴 ‘세계 최고의 CEO는 어떻게 일하는가’에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레프트태클형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쿼터백형 리더’다. 볼을 소유하고 대부분의 플레이를 먼저 시작하며, 볼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주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볼을 가지고 달린다. 한발 물러나 공간을 터주는 역할보단, 강력한 그립(장악력)을 갖고 자신의 공격 옵션을 펼치는 스타일이다. 윤 대통령은 직접 나서 “공산전체주의가 활개친다”라며 반국가세력의 행태를 연일 지적하고, “회계가 전부 분식, 나라가 거덜 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전 정부를 정면 비판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비정치인 출신에 별다른 계파가 없어 ‘정치적 빚’이 없는 데다, ‘천상 리더’인 캐릭터까지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거야(巨野)의 힘을 바탕으로 ‘비상식적 치명적 태클’을 일삼는 야권을 방어할 레프트태클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소야대 정국에 더해 확신이 강하며 공격적인 대통령 성향상 대통령 뒷공간이 깊게 그늘질 수 있는데, 이 블라인드 사이드에 대한 커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인사검증을 거쳐 추천된 장관 후보자의 국회 검증 과정에서 ‘주식 파킹’ ‘주식 신고 누락’ 등의 악성 변수가 터져 나왔다. 윤 정부의 상징인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자, MZ세대들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은 약 두 달 전부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발굴하라”고 지시했는데, 뚜렷한 후속 민생 대책을 본 일이 없다. 이 사이 마트를 찾은 국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7000원을 넘나드는 2.3ℓ 우유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일을 수개월째 반복하고 있다. 우윳값으로 무슨 대통령까지 거론하느냐고 하겠지만, 우윳값·채솟값 등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부담되면 지지 방향을 바꾸는 게 일반 국민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 공격에 노련하게 대응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한동훈 10명’이 있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이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 방어에 헌신하는 ‘레프트태클 10명’이 있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대통령이, 몸집만 크고 민첩성은 크게 떨어지는 레프트태클이 용산과 여의도에 즐비한 것은 아닌지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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