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3년 내 사라질 수도"...유전자교정으로 저항성 닭 최초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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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조류 인플루엔자)에 저항성을 가진 닭이 탄생했다.
아직 완벽한 면역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3년 내 조류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조류 독감 바이러스 증식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인 ANP32A, ANP32B, ANP32E 관련 유전자를 모두 교정한다면 완벽한 면역력을 갖춘 닭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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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조류 인플루엔자)에 저항성을 가진 닭이 탄생했다. 아직 완벽한 면역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3년 내 조류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류독감은 1990년대 중국에서 공장식 양계장 산업을 본격화하면서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 치명적인 버전의 조류 독감은 빠르게 확산되며 닭, 오리, 야생조류 등을 폐사시킨다. 드물게는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해 조류독감에 저항성이 있는 닭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고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류독감 바이러스 번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세 가지 유전자 중 하나에 유전자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적용해 유전자 코드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단백질 ‘ANP32A’에서 증식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 단백질을 타깃으로 유전자를 교정한 것이다.
그 결과, 유전자 교정을 거친 닭들은 조류독감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졌으며 2년이 지난 뒤에도 특별한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이 조류 독감 바이러스 증식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 변형에만 관여했기 때문에 건강상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완벽한 면역력을 보인 것은 아니다. 조류 독감에 걸린 야생조류와 접촉했을 때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바이러스 양을 투여했을 땐 유전자 교정 닭의 90%가 감염되지 않았지만, 이보다 1000배 높은 바이러스 양에 노출시키자 절반이 감염됐다. 유전자 교정을 하지 않은 닭보다는 여전히 낮은 감염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이 완벽한 면역력으로 이어져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분적인 면역력은 오히려 바이러스에게 반격을 위한 변이가 일어나도록 독려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닭이 어설프게 저항력을 획득하면 바이러스가 진화해 더욱 치명적인 감염병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조류 독감 바이러스 증식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인 ANP32A, ANP32B, ANP32E 관련 유전자를 모두 교정한다면 완벽한 면역력을 갖춘 닭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년 내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전략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조류 독감 유행이 야생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가금류를 가두고 키우는 산업 환경에서 발생힌 만큼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가축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사는 환경을 개선하고 동물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전자 교정 기술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동물 복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을 달걀 수정란에 적용하면 불필요한 살처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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