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강서구청장 졌잘싸 목표 아냐, 이기면 지도부 탄력…중진 수도권行 글쎄"
"민주당 구청장만 십몇년, 강서 어렵지만 김태우 인지도 강점"
"귀책사유? '김명수 사법부' 어거지로 만든 것" 동정여론 점쳐
'총선바로미터 직결'은 부인…"사무총장 해보니 공천이 50%↑"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후 국회로 복귀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강서구청정 보궐선거 판세에 대해 "저희도 (현장을) 다녀보니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며 김태우 후보의 인지도와 동정여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선거 결과가 '총선 바로미터'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당 강서구청장 보선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은 권 의원은 선거 본투표일인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이번 선거운동기간 대부분이 추석 연휴랑 겹쳐 사람을 잘 만나기가 어려웠고, (여론을) 단정하기가 참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다른 보선이 다 그랬듯 자기 지지자를 얼마나 이끌어냈느냐가 관건이다. 강서가 쉽지 않은 지역이지만 김태우 후보가 지명도 면에 있어선 상대 후보(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청와대의 비리 감찰 무마 폭로' 관련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직전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 후보에 대해 "공익신고자로 인정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귀책사유는 사실 어거지로 만든 것"이라며 "선거 관련 소송들이 지금 몇년째 결정이 못 나고 있는데 김 후보만은 '김명수 사법부'에 잘못 보였는지 1년 만에 그냥 다 (유죄로) 끊어버렸다"며 '동정론'을 점쳤다. 특히 "김 후보가 주장한 내용들이 거의 사실로 밝혀져 조국 전 민정수석 등 감찰 무마 사건 관련자 대부분이 처벌됐다"고 엄호했다.
강서구가 애초 보수여권에 험지였단 주장도 했다. 권 의원은 "강서란 지역이 지금 십몇년 동안 우리가 구청장이 거의 없었던 지역이고 지금 국회의원을 보더라도 갑을병 세 군데에서 다 우리가 없다"며 "(강서)을은 그래도 김성태 전 의원이 몇번 했는데 갑·병은 우리가 거의 해보지 못한 지역이란 점을 볼 때, 강서라는 데가 우리가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뭐 '낙관한다'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민주당에 비해선 (승산을 놓고) 좀 현실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저희는 김 후보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인지도 같은 요소들과 아주 패기 있는 후보라서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목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극적으로 보선에 승리할 경우 '지도부가 엄청 힘을 받겠다'는 전망엔 "그렇겠죠"라며, 오히려 민주당에 대해 "만약 자기네들이 지게 되면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면서도 "거기 이재명 대표와 그 주변 분들이 굉장히 지독하지 않나. 웬만해선 자기 발로 걸어나갈 분들은 아니다"고 혼란을 예상했다.
권 의원은 이번 보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김기현 당대표 체제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보수여권 텃밭 출신의 전·현직 중진의 수도권 출마에 대해선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고 에둘러 우려를 표했다.
사회자가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여권 내에서 '귀책 후보 재공천 책임론'이 일지 않겠느냐고 질문하자 권 의원은 "귀책사유가 우리가 정치적으로 볼 때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공천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김 후보 사면·복권 조치를 향한 비판 가능성에도 "그런 부분에서 너무 이렇게 나가는 건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의 지도부 사퇴, 비대위원장 임명 시나리오 당사자이기도 한 권 의원은 "호사가들이 비대위 체제 얘기를 하는데, 어떤 면에선 우리 지도체제가 좀 흔들리길 원하는 사람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번 보선이 총선 바로미터란 시각에 관해서도 그는 "태도에 영향을 줄 뿐 총선(결과)엔 별로"라며 "2020년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는데 그 4개월 뒤 대선에서 우리 당 이회창 후보가 졌다. 민심이란 건 서울의 한 부분인 강서구 보선 갖고 판단하긴 좀 이르다"고 말했다.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공천에 관여를 한 2012년 총선에서 우리가 100석~120석 가능할 것이다 했는데 실제로 총선에선 152석을 얻었다. 거기와 완전히 반대로 2016년 총선에선 (김무성 당시 대표가) 180석 얻는다고 공언했다"면서 "진박 논쟁, 도장 파동이 벌어지니 122석 2당으로 쪼그라들었다"고 대조했다.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공천이 5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부산 해운대갑 3선 하태경 의원이 일찍이 '서울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선 "본인의 결단에 대해선 굉장히 높게 평가하는데, 일반적인 공천할 때 기준으로 중진 혹은 다선 의원들을 이리로 저리로 옮기고 하는 건 역대로 보면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수도권에 가서 선전한 중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역대로 봤을 땐 정세균 (민주당 전) 의원 정도, 그리고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인데 그 두번도 그분들이 열심히했겠지만 각자 해당한 당이 압승을 하게 된 선거"라고 풀이했다.
나아가 "다른 지역에서 열심히 하다가 온 중진들을 수도권 지역구가 환영한다기보단, 거꾸로 수도권 지역구에 참신하고 정치적으로 클 수 있는 사람들을 골라서 내는 게 오히려 더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상 '수도권 신인론'을 폈다.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마에 관해선 "나오기만 한다면 전국적 지명도를 갖고 있고 정치적 감각도 어느 정도 국회 (상임위)과정에서 입증도 했다"면서도 "법무부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해야될 입장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인이 (나올)생각을 해야 된다"고 했다.
또 일각의 '한동훈 험지 출마론'엔 "도저히 해도 잘 안될 데를 보내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 (기존) 승리 가능성이 50대 50은 돼야겠다"고 거리를 뒀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하태경 의원이 아닌 한동훈 장관을 오라고 도발한 데 대해선 "자기 체구(체급)를 올리려면 그렇게 얘기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 의원은 서울에서 탈환해야 할 지역들로 마포구, 서대문구, 동작구, 광진구, 영등포구에 '이겨본 적 있는 지역'으로서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등 서남권을 주로 거론했다.
권 의원은 '중진이 비워준 자리에 참신한 인물이 오면 혁신이지만 대통령 측근 인사가 줄줄이 낙하산이라면 퇴색된다'는 진행자의 주장엔 "2020년 선거에서 우리가 중진들을 용퇴시킨 부분은 굉장히 잘했단 평가를 받았는데 용퇴한 자리를 전체를 다 좋은 사람으로 채웠냐에 대해선 이론들이 있었다"고 반응했다. 과거의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감별사' 논쟁이 재발하는 경우를 두고는 "그건 망한다"면서도 "감별사 얘긴 우리 당에서 아직 안 나오고 저쪽 당(민주당)에서만 주로 나올 것"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대통령실 30명 차출설'에 관해선 "대통령실에 프레시한 젊은 친구들이 어느 정도 대통령과 국정철학도 같이 해나가는 부분을 그렇게 비판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며 "특히 야당 국회의원들 경력 보면 거의. 저 당시엔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내지 비서관 경력을 가진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비판론에 선을 그었다. 또 "참신성, 능력, 젊음을 무기로 독보적으로 뛰어남을 입증하는 경우는 당연히 그 친구로 가야 된다"며 "경선이 됐든 선발절차가 공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공천 중요성이 50% 이상'이란 지론을 강조한 데 이어 "2012년 같은 경우 제가 공천에 관여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도 부닥치면서 공천을 했는데 사람들이 잘 안 알아주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행 여성가족부 후보자 중도퇴장 논란이 불거진 인사청문회 상황에 대해선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이 최소한 유감표명이라도 하고 청문회를 속개해 마무리짓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 논의를 하는 식으로 매듭지어지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며, 청문회 미완 상태란 시각을 보였다. 김행 후보자 낙마론에 대해선 "야당에선 이번 청문회가 떨구기 청문회니까 그런 얘기를 할 것"이라며 "(중도퇴장의 경우) 정상적인 회의면 나갈 수가 없다"고 거리를 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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