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경쟁, 연산 속도 vs 코어 수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 ‘중앙처리장치(AP, Application Processor)’의 성능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퀄컴과 미디어텍이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도 신제품을 앞세워 대열에 합류했다.
중앙처리장치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생산 공정, 그리고 연산 속도(클럭 스피드)와 코어의 개수다. 연산 속도가 빠르면 고도의 작업을 더 빨리 한다. 코어의 개수가 많으면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한다. 이 장점을 활용해서 퀄컴과 미디어텍은 중앙처리장치의 연산 속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삼성전자와 구글은 코어 수를 늘리는 전략을 각각 세웠다.
퀄컴은 10월 중 모바일 중앙처리장치 신제품 ‘스냅드래곤 8 3세대(Snapdragon 8 Gen 3)’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이 제품의 코어 수를 유지하고 초고성능 코어의 연산 속도를 개선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은 3.3GHz 초고성능 코어 한 개와 3.15GHz 고성능 코어 세 개, 2.96GHz 일반 코어 두 개와 2.27GHz 고효율 코어 두 개 등 옥타(8)코어 구성이 될 전망이다. 기존 중앙처리장치의 초고성능 코어의 연산 속도가 3GHz 남짓인데 비해,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연산 속도는 10%쯤 빠르다. 자연스레 성능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10월 중 미디어텍이 공개할 중앙처리장치 ‘디멘시티 9300(Demensity 9300)’은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경쟁자다. 이 제품은 초고성능 코어 네 개와 고성능 코어 네 개, 옥타코어 구성으로 만들어질 것이 유력하다. 중앙처리장치 대부분은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발열을 억제할 목적으로 고효율 코어를 활용한다. 고도의 작업은 고성능 코어로, 일반 작업은 고효율 코어로 하는 것. 그런데, 이 제품의 코어는 모두 고성능 코어다. 업계는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이 이전 제품인 디멘시티 9200보다 성능이 15% 우수하고 전력 소비량은 40% 적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삼성전자와 구글의 중앙처리장치 경쟁 전략은 퀄컴, 미디어텍과 다르다. 이들은 중앙처리장치의 코어 개수를 늘린다.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코어 개수를 늘려 중앙처리장치의 성능 전반을 높이는 것.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발표회에서 새 중앙처리장치 ‘엑시노스 2400(Exynos 240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옥타코어를 뛰어넘은 데카(10)코어 구성 중앙처리장치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벤치마크 사이트의 정보에 따르면,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은 3.19GHz 초고성능 코어 한 개, 2.9GHz 고성능 코어 두 개, 2.6GHz 일반 코어 세 개와 1.95GHz 고효율 코어 네 개를 가진다. 여기에 신형 그래픽 처리 장치와 고속 5G 모뎀도 탑재한다. 이 중앙처리장치는 3억 2000만 화소 카메라와 8K 해상도 60fps 동영상을 처리할 만큼 성능이 높다.
구글도 최근 발표한 표준 스마트폰 픽셀 8 시리즈에 신형 ‘텐서 G3(Tensor G3)’ 중앙처리장치를 적용했다. 이 주연산장치의 코어 수는 아홉 개, 노나(9)코어다. 2.91GHz 고성능 코어 한 개와 2.37GHz 일반 코어 네 개, 1,7GHz 고효율 코어 네 개 구성이다. 구글 텐서 G3의 연산 속도는 경쟁 제품보다 다소 느리지만, 대신 동작 효율이 높고 탁월한 인공지능 기능을 가졌다. 구글은 실시간 번역, 사진 처리 등 인공지능 편의 기능을 강화해 고유의 매력을 내보이는 전략을 편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기준 세계 중앙처리장치 시장 점유율 1위는 30%를 차지한 미디어텍이다. 그 뒤를 퀄컴이 29%로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 선이다. 이들 중앙처리장치 신제품은 2023년 말~2024년 초 판매될 고급 스마트폰에 장착될 전망이다. 이들이 시장에서 거둘 성적에 따라 세계 중앙처리장치 점유율 판도도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처리장치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는 생산 공정이다. 첨단 생산 공정은 중앙처리장치의 부피는 줄이고 성능은 높인다. 퀄컴과 미디어텍, 삼성전자 모두 지금은 4nm 생산 공정으로 중앙처리장치를 만든다. 이들은 모두 2024년부터 4nm보다 앞선 3nm 생산 공정으로 중앙처리장치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단, 첨단 생산 공정은 아직 생산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수율이 낮으면 중앙처리장치의 가격이 비싸지고 경쟁력은 약해진다. 중앙처리장치 제조사들은 첨단 생산 공정을 확보하고 연산 속도, 코어 개수의 균형을 알맞게 조절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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