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았던 보금자리론, 가계부채도 키웠다

2023. 10. 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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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저당증권(MBS) 등에 대한 지급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지급보증 잔액이 5년래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위해 정부가 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주금공 자본에 쏟아 부으면서, MBS 발행을 늘린 까닭이다.

주택금융공사법상 주금공은 자본의 50배까지 MBS를 발행할 수 있는데,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4000억원에 해당하는 재원을 주금공 자본 확충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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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오기형 의원실 국감자료
정부, 특례보금자리론에 4000억
주금공 지급보증잔액 155조 넘어
대출증가·금리인상 원인 목소리도

주택저당증권(MBS) 등에 대한 지급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지급보증 잔액이 5년래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위해 정부가 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주금공 자본에 쏟아 부으면서, MBS 발행을 늘린 까닭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무한한 자본확충’이 결과적으로 가계부채를 불어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MBS가 시장에 너무 많이 풀리면서 시장금리를 더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금공, 지급보증잔액 155조원...정부 자본확충으로 지급보증배수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주금공의 지급보증잔액은 155조634억원으로 2019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급보증 잔액은 2021년 2분기와 3분기 150조원을 넘어선 이후 소폭 감소했지만, 2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15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주금공은 MBS를 발행해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을 마련하는데, 이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며 MBS 발행량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일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없이 최저 4%대 초반 고정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정책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중·저소득자뿐 아니라 일반 소득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급보증잔액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같은 기간 지급보증배수(지급보증잔액/자본)는 오히려 줄었다. 2021년 잔액이 150조원 넘기며 40.8배까지 올랐던 지급보증배수는, 지급보증잔액이 최대치를 경신한 지난 8월 말 기준 32.7배로 떨어졌다. 주택금융공사법상 주금공은 자본의 50배까지 MBS를 발행할 수 있는데,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4000억원에 해당하는 재원을 주금공 자본 확충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금공의 자본금은 2조2306억원에 해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1668억원을 출자했고, 여기에 한국은행이 2300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총 2조7374억원의 자본이 형성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자본확충은 이전부터 출자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자본확충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적 주택금융이 가계부채 급증 낳았다”=하지만 이같은 당국의 재원 확충이 결국 가계부채를 급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은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주담대 잔액은 220조6000억원으로, 2분기 중 10조6000억원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적 주택금융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 MBS 발행이 결국엔 시장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도가 좋은 MBS가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채가 채권시장의 자금을 모두 흡수해 은행채를 비롯한 회사채 등을 통한 조달 금리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되자 주금공은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고, 주택 가격이 6억원 이상인 차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일반형 공급을 중단했다. 또 기존 주택을 3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규주택 구입자금을 대출받는 일시적 2주택자도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이 금지됐다.

한 신용평가사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걸 완만한 하락으로 막으면서 가계 대출도 안 늘어나는 게 최선이었을테지만 지금은 다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종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을 공급 중단했으니 4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기형 의원은 “올해 들어 주택금융공사는 매월 약 3조원의 MBS를 발행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을 조금 더 일찍 통제하고, 중저소득층을 위한 주택금융 지원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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