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외화송금' 불똥 튄 보험중개사들…돌연 해외송금 막혀

김희정 2023. 10. 11. 11: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5위권 내 보험중개 회사인 A사는 최근 보험료 해외송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당 지점은 "보험중개사의 해외송금은 외국환 제3자 지급에 해당해 한국은행의 사전신고를 거쳐야 한다"고 통보했다.

보험중개사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1997년 이후 해외송금이 막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송금 길이 막혀 국내 기업 및 보험중개사와 해외 재보험사들 간 거래가 중단될 위기에 몰려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부 은행지점 해외송금 거부…거래중단 위기
12일 중개사협회 이사회 개최…당국 개선 건의

국내 5위권 내 보험중개 회사인 A사는 최근 보험료 해외송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무를 봐주던 은행 지점이 은행권 '이상 외화송금' 사태 이후 돌연 몸을 사리면서 송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점은 "보험중개사의 해외송금은 외국환 제3자 지급에 해당해 한국은행의 사전신고를 거쳐야 한다"고 통보했다.

보험중개사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1997년 이후 해외송금이 막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재보험사로부터 보험료 납입 독촉을 받은 A사는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아직 해외송금이 가능한 다른 은행 지점을 찾아냈다. 하지만 이 지점도 언제 방침이 바뀔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그래픽=비즈워치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중개사협회는 A사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오는 12일 이사회를 연다. 해외송금과 관련한 업계의 애로·건의사항을 수렴해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 정책당국에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해외송금 길이 막혀 국내 기업 및 보험중개사와 해외 재보험사들 간 거래가 중단될 위기에 몰려서다.

송금거래 당사자 지위에 보험중개사가 포함되지 않는 게 문제의 발단이기 때문에 협회는 보험중개사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법 개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중개사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기업과 보험사 또는 보험사와 재보험사의 보험거래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브로커다. 기업고객을 '대리'해 각종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화재·해상보험 등 일반보험 상품을 추천한 후 계약체결까지 책임지는 구조라 보험료 납부도 위임받는다.▷관련기사 : [보험정책+]보험중개사를 아시나요(2021년 4월15일)

A보험중개사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보험중개사들의 해외송금이 제3자 지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은행에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빗발치는 민원에 보험중개사협회 관계자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을 찾아 국제국 외환심사팀을 면담했다. 외환심사팀은 외국환 거래법에 따라 외환거래 허가·신고수리 등 업무를 담당한다. 협회 측은 "해외 재보험사에 수시로 송금업무가 발생하는 보험중개사 업무 특성상 기존 업무 운용을 유지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 본인들이 아닌 제3자 해외송금은 연간 1만 달러 초과 송금 시 신고대상이므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한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이 16조원 규모 이상 외화송금에 대한 징계를 확정한 이후 몸을 사리는 은행 지점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시중은행 지점에서 해외송금 절차와 규정을 더 깐깐히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 16조까지 부푼 이상 외화송금…구속에 면직까지(4월4일)

일찌감치 한은의 사전신고로 방향을 튼 보험중개사들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사전신고 수리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데다, 한은으로서도 생소한 업무라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외 수재를 주업으로 하는 보험중개사들은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B보험중개사 관계자는 "보험료 송금 지연으로 해외 재보험사들이 국내 회사와 거래를 기피할까 걱정된다"며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보험중개사들은 해외 거점을 통해 돈을 주고받는 게 관행이라 자칫 취소된 계약을 뺏길 가능성이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보험중개사에 대한 역차별, 해외 신인도 하락에 더해 보험료 미납입에 따른 보험금 미지급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통화·금융당국에 강하게 항의했다가 미운털이 박히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C보험중개사 관계자는 "보험업 감독규정상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당일 송금하게 돼 있는데, 타의에 의해 규정을 어기고 있다"고 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