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나토와 포괄적 협력을 촉구한다

2023. 10. 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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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장(戰場)의 포연이 여전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또 발발했다. 지구촌이 전쟁의 공포에 휩싸여 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적지 않은 사람이 전쟁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여기고, 정치인들은 정쟁과 선동에 몰두하고 있다. 정치가 허구적인 한반도 평화의 환상을 심어주더니 여전히 국방을 정쟁의 재물로 삼는 모습을 보인다.

하루도 쉴 틈 없이 국방에 몰두해야 하는 국방부 장관이 국회의 정쟁으로 사임하는 나라의 모습에 우리에게 과연 자주국방이 기능한 것인지 회의가 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상 동맹과의 군사 협력이다. 한미 동맹이 그렇다. 아울러 나토와의 동맹도 자주국방을 위한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나토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우리 국방력과 전쟁억지력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나토와의 협력을 위해서는 민간 행정조직과 군사조직을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이사회(NAC·North Atlantic Council)가 나토 조약(9조)에 언급된 나토 동맹국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맹국의 정상회담과 외무장관회의(MoFA·Foreign Ministers Meeting), 국방장관회의(MoD·Defense Ministers Meetings) 등 정상이나 고위직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 차원에서의 협력을 위해서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적으로는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와 소통창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4000명 이상의 직원 중 반 이상이 회원국 파견의 민간 및 군 관계자들이기 때문에 나토와의 인적 교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다.

나토 특임 대사를 따로 임명해서 나토 본부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벨기에와 주변국인 독일이나 프랑스, 네델란드 등의 대사관에서 나토 본부 외교에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토와의 협력을 위한 인적 교류에 빠트릴 수 없는 핵심 인물은 나토 사무총장이다. 나토의 사무총장은 북대서양이사회의 의장으로 사무총장부와 국제참모부(IS·International Staff)를 이끈다. 핵계획그룹(NPG·Nuclear Planning Group)의 의장이기도 하다. 중요 정책 결정에 관여하고 결정 사항의 집행을 관리하는 중요 자리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나토의 중요 협력에 필수적인 창구라 할 수 있다. 한국이 나토의 특별회원국 자격으로 나토와 동맹을 맺을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4년 임기지만 노르웨이의 총리를 지낸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 내지 후임 사무총장과 지속적 교류와 긴밀한 소통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특임 대사나 주변국 대사에게 그런 임무를 따로 맡겨야 한다.

나토 관련 중요한 민간단체인 대서양조약협회(ATA·Atlantic Treaty Association)와의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 이것은 나토 회원국과 비회원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7개국을 포함한 37개국에서 정치, 군사, 외교, 학술 분야의 인사들로 조직돼 있어 우리도 유관 위원회를 만들어 민간 인사들을 중심으로 참여를 모색할 수 있다.

2020년부터 회장은 미국의 제임스 타운센드가 맡고 있고, 독일의 정치인 라메르스가 부회장이다. 먼저 회장단과 긴밀한 접촉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토의 군사조직과의 교류 및 협력은 나토 군사위원회(MC·Military Committee), 국제군사참모부(IMS·International Military Staff), 동맹군작전사령부(ACO·Allied Command Operation) 등과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나토 동맹의 군사 최고의결기구인 군사위원회는 위원회에서 선출된 의장과 나토 동맹 각국의 참모총장으로 구성되며, 북대서양이사회 및 나토의 핵계획그룹과 함께 군사적 관련 사항들을 논의하며, 군사작전의 실행을 논의한다.

우리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북대서양이사회와 연결이 되면 군사위원회와 교류가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무 차원에서는 군사위원회 휘하의 국제군사참모부 및 동맹군작전사령부와의 교류가 효과적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벨기에 몽스에 있는 유럽 나토 동맹 군사본부(SHAPE·Supreme Headquarters Allied Powers Europe)와 우리의 국방부가 실무 교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그 바탕에서 위 군사조직과 소통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나토와 동맹국 수준의 교류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식적 노력 외에 민간의 인적 교류와 소통도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나토의 특별회원국으로 나토와 협력하는 것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국방부와 외교부가 구체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

조우호 덕성여대 독어독문과 교수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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