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6시간만에 150억원 모금···"美 변화에 대한 열망 반영"

좌우·흑백·세대 구도 탈피
중도 '제3지대 형성' 기대도
일부 트럼프 지지자도 동참

내년 치러질 미국 대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9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몰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전통의 정치 명문가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내년 치러질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케네디 주니어가 민주당 경선 참여 계획을 철회하고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6시간 만에 약 150억 원의 후원금이 모이며 지지자들이 결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양자 대결로 예상되는 대선에 제3의 폭풍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기부 단체) ‘아메리칸밸류’는 “케네디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발표한 지 6시간 만에 1128만 달러(150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 슈퍼팩의 공동 설립자 토니 라이언스는 “케네디 후보가 좌와 우, 흑인과 백인, 시골과 도시, 청년과 노년을 통합하는 대중운동에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미국 사회에 변화를 향한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부단체는 지난해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2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케네디 주니어 후보 측에 정치자금을 후원하며 중도의 길이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문을 등에 업은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대선판에서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세력화 가능성을 자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내년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큰 상태다. 제3의 후보를 포함한 다자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밀리는 모습이어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민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