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니 내 돈 쓰레기 됐네”…아르헨티나 페소 암시장서 3분의 1에 거래
하비에르 밀레이 대선후보, “페소화는 비료로도 못 쓰는 쓰레기”
암시장서 달러당 1천 페소 돌파…공식 환율 3배 육박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비공식 환율 정보 제공 웹사이트 ‘블루달러넷(bluedollar.net)’에 따르면 아르헨티나페소화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1010페소를 기록하며 정부 공식 환율(달러당 350페소)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블루 달러’는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사고 파는 현금 달러를 의미한다.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트 선언 이후 정부의 은행계좌 동결조치(코랄리토) 달러화 예금 페소 강제 전환을 겪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정부와 은행을 믿는 대신 현금 달러를 보관하는 것을 선호해 왔다.
지난 2019년 마우시리오 마크리 정부가 월 200달러 한도로 아르헨티나인이 ‘저축 달러’(달러 아호로)를 국내 은행계좌에서 페소를 달러로 교환할 수 있게 제한하면서 아르헨티나인들의 ‘블루 달러’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오는 22일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을 뽑는 1차 투표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급진 우파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연일 페소화를 공격하는 발언이 아르헨티나인들이 ‘블루 달러’ 사재기를 부추키고 있다.
지난 10일 현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밀레이 후보는 “페소는 아르헨티나 정치인이 발행한 화폐기 때문에 배설물의 가치조차 가질 수 없다”면서 “왜냐하면 그 쓰레기는 비료로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라 나시온(La Nacion)이 전했다.
1차 대선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되지 않아도 여론 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밀레이 후보는 1,2위 후보들이 진출하는 결선 투표에도 나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초 무렵 350페소 전후에 머물던 아르헨티나 블루 달러 가치가 최근 급등한 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기존 집권당의 포퓰리즘 정책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연간 135%를 기록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초 아르헨티나가 연 물가상승률이 5000%에 달하던 초인플레이션을 벗어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 집권당 연합인 UP(Unión por la Patria) 대선 주자로 나선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장관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한 정부 지출을 위한 재정 조달을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고, 이는 미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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