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물류대란' 악몽 해소되나…자영터미널 확보 근거 마련된다

해진공법 일부개정안, 6일 본회의 의결
해진공, 국내외 항만개발사업 투자 근거 마련

부산항 북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앞으로 국적 선사들이 해외 주요 거점 항만에 터미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물류비를 줄이고 하역작업도 훨씬 쉬워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물류 대란을 빚었던 터미널 적체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해운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항만운송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나 채무보증 관련 금융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담은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일부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10일 밝혔다. 개정안은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최종 공포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사는 국내·외 항만 개발 사업이나 해외 항만 물류사업 등에 투자하고 채무보증 관련 금융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현행법은 공사가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해운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해운업 또는 항만운송사업법 제2조 제2항에 따른 항만운송사업으로만 한정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개정으로 한진해운 파산 이후 잃어버린 국적 선사의 자영 터미널을 다시 확보하게 될 것으로 해운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또 영세한 선박연료 공급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도 할 수 있게 돼 급유선의 대형화나 현대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 터미널은 국적 선사가 지분 50% 이상을 갖는 시설을 말한다. 선박회사가 반드시 자영 터미널을 보유해야 하는 건 아니다. 회사는 외국 항만에 들어가 화물만 내리면 된다. 다만 선사가 선박뿐 아니라 터미널 등 인프라 자산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면 그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하역 작업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해진공에 따르면 해외 유수의 선사들은 글로벌 항만에서 터미널을 확보해 자국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한국 선사들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 자영 터미널이 부족해 안정적 공급망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을 처리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면 적체현상이 나타나는데 현재 HMM이나 장금상선을 제외한 국내 선사들은 부산항에조차 자영 터미널이 없는 실정이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은 "공사는 그동안 해운기업의 안정적 선박 도입과 유동성 확보 지원 등 해운 금융에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는 해운기업과 수출입 화주 기업의 물류비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만물류금융도 확대해 글로벌 선사와 경쟁에서 국내 기업의 원가·운영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돕겠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