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사퇴' 송갑석 "표 단속 실패, 누군가는 책임져야"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서 물러난 송갑석 의원이 이재명 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해 "사실상 지도부의 실패"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11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최고위원직) 사퇴하면서 물귀신 작전처럼 '너희들도 사퇴해라' 이렇게 비칠까 봐 제가 그런 이야기는 지금까지 별로 안 했는데, 이게 지금 누군가는 책임져야 될 일 아니냐"고 했다.
그는 "2월의 표결도 가결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충격적인 결과였고 사실상 지도부의 실패였다"며 "연이어서 표 단속에도 실패하고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데도 실패한 것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들은 저는 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가장 의아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비명(非이재명)계인 자신의 사직서만 수용하고 친명(親이재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의 사직서는 수리하지 않은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후임인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지도부가 소위 친명 일색으로 돼있다고 누구나 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가 될 수 있겠다"고 봤다.
다만 그는 "그런데 사실은 대표 입장에서도 인선할 수 있는 폭이, 구체적인 사람 이런 것들이 넓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을 버리고 서울 험지 출마를 예고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혁신 경쟁을 명목으로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비명이네 친명이네 갈라서 어떻게 이용할 만큼 저희 당 상황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서갑에 '가결파 색출'을 주장한 친명계 원외그룹 더민주혁신회의의 강위원 사무총장이 출마 준비를 하는 데 대해 "이재명 대표가 이를테면 자객공천, '너희들 수박 있는 데로 가' (측근들에게) 이렇게 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냐. 그리고 또 그것이 그 개별 지역구에서 경선에서 본인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그 경선을 이기는 데까지 그 경쟁력을 높이는 걸로 작용할 거냐,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저는 좀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비명계 인사인 이원욱 의원도 '비명계 험지 출마론'과 관련해 "친명계 의원들 중 다선 의원이 굉장히 많고 10명이 넘을 것 같은데, 그분들이 먼저 판단하고 선언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만약 당에서 험지 출마 요청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그런 생각이 있는데, 순서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분들이 먼저 선언을 해줘야 '아 그래, 우리도 하자'고 기꺼운 마음이 생길 텐데, '너네들 해, 우리는 이 자리 지킬 거야'라고 하면 누가 그걸 인정하겠느냐"며 "진짜 비명계 몰아내기일 뿐이라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당 대표 사퇴 등을 주장한 비명계 의원들을 두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비명계가 분열을 만들어냈다? 저는 그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친명계 원외 혁신회의, 개딸들의 혐오에 찬 욕설 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눈 감고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서만 단죄한다? 동의할 수 없는 문제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를 팔아먹었다', '가결파 의원들은 참회하고 속죄하라', '고름이 살이 되지 않는다', '외상값 계산은 해야 한다' 등등의 발언을 했던 정청래 의원이 어제부터 '처벌도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등 말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망이 좋자 그 이후에 어떻게 하면 당 지도 체제를 공고화시키고 갈등이 없이 갈 것인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기류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수박 당도 분류표'가 퍼지는 것과 관련해선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 정당들이 그랬듯이 패배의 늪으로 빠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완성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정당, 신뢰받는 정당으로 나가긴 힘들 것"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이 의원은 "16년도 20대 총선 때 그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냐 하지 않느냐라는 걸 가지고 진박 감별사 논쟁이 있었다. 그리고 20년 총선 때는 그러니까 21대 총선. 그때 황교안 대표가 극우 강성 팬덤들과 어울려서, 태극기 부대들과 어울려가지고 밖에서 농성하고 매번 그랬다"며 "지금 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그 두 가지, 16년과 20년의 총선을 합해 놓은 듯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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