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램이 살아난다”…‘10조 적자’ 딛고 완벽 부활 신호탄 [비즈360]

2023. 10. 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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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삼성전자 ‘조 단위’ 영업이익 회복 의미 보니
4분기 삼성전자 D램·스마트폰이 실적 회복 이끌 듯
하반기 낸드 적자에도 D램 사업 기대…HBM 등 호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헤럴드경제=김지헌·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실적 악화의 어두운 터널을 마침내 통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해 상반기 내내 이어진 ‘바닥 국면’을 벗어남과 동시에 4분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력 사업 D램이 부진을 떨치고 흑자 전환까지 가시화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다시 실적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 인해 연말 반도체 사업 적자 대폭 축소와 더불어 내년 대규모 실적 상승을 위한 신호탄을 울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숨죽였던 메모리…4분기 D램은 흑자 전환 유력= 업계에선 올해 4분기가 반도체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이던 메모리 반도체 악성 재고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면서 업황이 3분기에 바닥을 찍고, 삼성전자가 4분기 D램·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흑자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설명이다.

지속된 부진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의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4분기부터 제품 가격 상승과 재고 소진, 신규 제품 효과까지 겹쳐 깜짝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적자폭을 줄여가며 메모리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마이크론은 최근 2023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적자가 각각 40억1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 14억7200만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3분기 영업손실에 비해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반도체 업계의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사업을 구성하는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올해 분기별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연말까지 적자를 못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관련 제품 감산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D램의 경우 4분기 깜짝 실적 회복세가 주목된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손실을 기록하던 D램 사업이 4분기에 1000억원대의 흑자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20일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의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기록해 1.49달러에 진입했다. DDR5 16Gb 제품도 0.42% 상승한 4.1달러를 기록했다. KB증권은 4분기에 D램과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붐’도 4분기와 내년 메모리 시장의 호조를 예측하게 만드는 요소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은 주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제품의 탑재 확대 역시 연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요소다.

독일 베를린의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에서 방문객이 갤럭시Z플립5를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판매량 신기록 폴더블, 이번에도 실적 살렸다=3분기 흑자를 견인한 최고 공신은 단연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X사업부와 생활가전을 아우르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약 3조원 규모의 적자를 스마트폰이 거의 다 메운 셈이다.

특히, 지난 8월 출시된 신작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갤럭시Z 폴드5’의 공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MX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 규모로, DX부문 영업이익의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Z5 시리즈는 출시 이후 주요 국가에서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전 판매량 102만대의 신기록을 쓴 데 이어 인도에서는 사전 예약 시작 28시간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유럽·동남아·중남미 등에서도 전작의 성적을 뛰어 넘은 바 있다.

4분기에도 스마트폰 사업은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분기 MX사업부 영업이익은 약 2조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시즌이 아니라 3분기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준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낸드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상당수 메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8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출시한 98형 네오(Neo) QLED 8K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생활가전도 3분기 600억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에 이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말을 맞는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해 가전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못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라인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네오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과 함께 98인치 초대형 및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대형 OLED 게이밍 모니터 등 신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DC(디스플레이)도 안정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3분기 SDC 영업이익은 2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됨에 따라 3분기 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의 흥행에 따라 패널 출하 수혜를 입을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 중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 정도로 추산된다.

raw@heraldcorp.com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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