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국정감사 첫날 파행···여야 “네 탓이오”

이두리·신주영 기자 2023. 10. 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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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방위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에게 국정감사 개회 요청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가 전날 40분만에 파행된 데 대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 임명 철회 피켓팅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해한다고 했던 통과의례”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국감을 정치 쟁점화했다”고 반박했다.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전날 국방위 국정감사 시작과 동시에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책상에 붙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피켓을 내릴 것을 주장하며 국감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성 의원은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방 현장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고 공지했다. 야당 의원들이 피켓을 떼면서 이날 저녁 감사가 속개됐지만 참석한 여당 의원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1명뿐이었다. 결국 국방부 국감은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는 어제 오전에 2시간 정도 팻말(피켓)을 부착했고 오후에는 정상적으로 국정감사를 할 목적으로 우리가 팻말을 제거했음에도 국민의힘에서 응하지 않았다”면서 “국방부의 여러 이슈를 덮으려는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피켓팅에 대해 “윤 대통령이 신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이기에 이에 대한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며 “신 장관도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정도는 정상적으로 국감을 해서 신 장관의 임무수행 여건을 마련해 주려고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차려놓은 밥상을 스스로 차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국감의 주인공은 장관인데 장관 임명을 철회하라고 하면 어떻게 국감을 하겠나, 이건 (야당이) 정치 쟁점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 민주당이 피켓을 뗀 뒤에도 감사 속개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가 요구할 때 떼 줘야지, 자기들은 정치적인 목표를 다 달성하고 여당은 야당이 하자는 대로 끌려가는 꼭두각시처럼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이나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 국방부 현안 질의를 피하고자 여당에서 일부러 파행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 “이미 다 언론에 나와 있기 때문에 피할 생각이 없다. 그걸 지금 몇 번 더 떠든다고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다음 주 화요일(17일)에 국방부 국정감사를 하도록 제의했고 한기호 (국방)위원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 의원은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국정감사를 방해하고 무력화하는 것은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무책임의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고 비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항의 피켓을 꼬투리 잡아서 국방부 감사를 중단시켰다”며 “국민의힘은 아직도 야당인가? 국회 퇴장은 본래 여당의 무리한 의사 진행과 입법에 대항하기 위한 야당의 정치적 반대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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