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시신 40구’ 아기까지 참수…“전쟁 아닌 대학살”
이스라엘 사망자 1200명, 팔레스타인 800명↑…인명피해 2000명 넘어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민간인들의 숫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는 신생아를 비롯해 영유아 시신 40구가 한꺼번에 쏟아졌고, 일부는 참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인륜적인 행태에 대한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하마스 급격으로 폐허로 변한 남부 크파 아자 키부츠(농업 공동체)에서 사망한 민간인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크파 아자 키부츠가 운영하는 영유아 시설에서는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신생아를 비롯해 영유아 시신 40구가 수습됐고, 전체적인 희생 규모는 구조 활동이 진행되면서 더 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쑥대밭으로 변한 크파 아자 모습을 공개하며 주택과 공동체 건물 곳곳에서 일가족이 처참한 죽임을 당하는 '대학살'이 저질러졌다고 분노했다.
크파 아자 키부츠는 가자지구에서 불과 3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번 기습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다. 지난 7일 새벽 하마스는 로켓 공격과 동시에 총을 든 무장세력이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해 공동체를 급습했고 당시 많은 주민들이 집이나 건물 내부로 피신했지만 가족과 함께 몰살되는 등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키부츠 방위군도 하마스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대부분 희생됐다. 일부 주민은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타이 베루브 이스라엘군 소장은 "엄마와 아빠, 어린 아기가 침실과 대피실에서 살해됐다"며 "이것은 전쟁이 아니며, 이곳은 전장도 아니다"며 "대학살"이라고 말했다. 40년 간 군에서 복무한 베루브 소장은 하마스가 어린 아기까지 참수했다며 이 같은 참상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거리에 널려 있는 시체들, 야외 농구장을 메운 시신을 감싼 바디백. 죽음의 냄새로 가득 찼다"며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무덤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공격에서 살아 남은 생존자 아비도르 슈워츠만(38)은 지난 7일 새벽 로켓과 총격 등 굉음을 듣고 잠에서 깬 뒤 '공습 안내문자'를 받고 아내와 1살짜리 딸과 함께 20시간 이상 집 내부 안전실에 숨어 있다가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구출됐다. 그는 "사방에 시체가 있었다. 우리의 작은 낙원은 완전히 불에 탔고, 모든 곳이 피로 물들었다"며 "지옥 그 자체"였다고 절규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현장 수습에 동원된 일부 군인들은 "머리가 잘린 아기 시신도 발견됐으며 일가족이 침대 위에서 살해당한 경우도 있었다"며 하마스의 만행을 규탄했다.
한편 현재까지 파악된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200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75년 만에 최대 사망자 규모다. 사망자 가운데 군인은 120명 가량, 부상자는 2800명이다.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에서 시신 108구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지난 7일 새벽 하마스 무장대원이 침투한 남부 지역 상황이 차츰 정리되면서 사망자 수가 늘고 있다. 앞서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가 800명을 훌쩍 넘어섰다. 팔레스타인도 아동과 청소년, 여성 등 민간인 희생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부상자는 4250명에 달한다.
공식적인 사상자 집계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무장대원 시신 1500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사망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사망자가 총 2000명을 넘어서고 전면 봉쇄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사회가 중재 노력에 나섰지만, 양측 모두 완강한 입장이어서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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